이제 사랑이 날 도와줄 것이다

2023.02.04 10:57:16

김태영, <먼 길 와서>
[겨레문화와 시마을 12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먼 길 와서

 

                                        - 김태영

 

   비틀거렸지만 먼 길 무사히 왔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당신 덕분이란 말 눈물 난다

 

   넘어지면 죽는다는 오기가 날 일으켰다

   이제 사랑이 날 도와줄 것이다.

 

 

 

 

옛말에 ‘백년해로(百年偕老)’ 곧 부부의 인연을 맺어 평생을 같이 즐겁게 지낸다는 말이 있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말로 “살아서는 같은 방을 쓰고[생즉동실(生則同室)], 죽어서는 같은 무덤을 쓰네[사즉동혈(死則同穴)]”라는 말고 있다. 또 속담에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이라는 말도 있다. 하나 같이 부부로 인연을 맺어 오랫동안 해로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어디 부부로 만나 ‘백년해로’ 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던가? 그래서 우리네 풍습에는 ‘회혼례(回婚禮)’ 곧 해로한 부부의 혼인한 지 예순돌을 축하하는 기념잔치가 있다. 사람의 수명이 길지 못하였던 과거에는 회혼례란 극히 보기 드문 일로서 세상 사람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회혼을 맞는 부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이 있다면, 결코 행복한 일이 못 된다 해서 꺼리는 예도 있었다. 요즘에야 수명이 길어 회갑보다는 칠순잔치를 한다고 하지만, 옛날에는 회갑ㆍ회방(回榜:과거에 급제한 지 60돌이 되는 해)ㆍ회혼을 3대 수연(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으로 지냈다.

 

여기 김태영 시인은 그의 시 <먼 길 와서>에서 “비틀거렸지만 먼 길 무사히 왔다”라고 노래한다. 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당신 덕분이란 말 눈물 난다”라면서 이제 남은 날 “사랑이 날 도와줄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부부가 물리적으로 장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렇게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고 살아온 것이 이야말로 물리적 장수보다 더욱 종요로운 일이 아니던가?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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