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합총서(閨閤叢書)≫는 조선 후기인 1809년(순종 9)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부녀자를 위해 엮은 여성생활백과의 하나입니다. 여기엔 음식과 술, 옷 만들기, 옷감
짜기, 염색은 물론 양잠과 문방구에 과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는
음식 먹을 때의 철학인 “식시오계(食時五戒)”도 들어 있지요.그 내용은 차려진 음식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인지와 음식을 먹기 전에 자기가 할 도리를 다했는지를 생각하기를 주문합니다. 또 음식만 탐내는 욕심보다는 참다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모든 음식은 저마다 영양이 있는 것이니 맛에만 빠지지 말고 약처럼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하지 않은 사람은 먹지 말라는 훈계도 빼놓지 않습니다. 요즘은 패스트푸드라 하여 음식을 아무 생각없이 뚝딱 먹어치우지만 이 “식시오계”처럼 음식을 먹기 전 한번 생각해볼 내용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