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노린 장구와 아쟁, 조연에서 주연으로

2023.06.09 11:16:05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최윤정(타악), 배문경(아쟁)의 단독공연 ‘틈’
사람과 자연, 선율과 장단의 틈을 메우는 색다른 연주 무대 선보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타악 지도단원 최윤정과 아쟁 수석단원 배문경이 함께 꾸미는 색다른 창작 국악공연 ‘틈’이 오는 6월 14일(수)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를 장식한다.

 

장단으로, 저음역대로… 조연으로 빛 더했던 장구와 아쟁

스스로 빛나는 주인공으로 무대 올라

 

이번 공연은 오랜 기간 함께 음악 활동을 이어온 최윤정(타악), 배문경(아쟁) 연주자가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드러내기 위해 마련한 무대다. 대개 장구는 선율 악기의 장단으로, 아쟁은 저음역대의 반주로 전체적인 악곡의 정서를 받쳐주는 조연의 역할이 많지만, 이번 공연은 두 악기의 무대로 꾸며 주연으로 오른다.

 

 

두 연주자는 아쟁과 타악기가 ‘선율’과 ‘반주’라는 차원을 넘어 각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틈’에 주목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사람, 그리고 자연의 관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틈’을 음악적으로 채워보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연과 인간, 현대인의 시간 속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의 ‘틈’

깊은 음색과 리듬의 언어로 그 ‘틈’을 채워가는 두 악기의 특별한 연주

 

공연의 첫 무대는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이 만나는 ‘틈’에 자라는 나무 ‘신목’을 제목으로 한 이고운 작곡의 작품으로 막을 연다. 대아쟁의 묵직한 음색과 여음(餘音, 소리의 잔향)을 활용한 연주법으로 고목이 품은 오랜 이야기를 호소력 짙게 전한다. 아쟁의 또 다른 가능성과 유연하게 어우러지는 장단의 멋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다.

 

‘신목’에서 아쟁의 묵직한 음색과 장구의 유연한 장단을 느꼈다면, 강상구 작곡의 개작초연 작품 ‘달빛의 꿈’에서는 아쟁의 그윽한 음색과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장구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은은하게 주변을 밝히는 깊은 밤 달빛은 아쟁의 음색으로, 달빛도 벗 삼아 동행하는 친구들의 노래는 장구 소리로 표현했다. 특별히 이번 작품에는 전명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양금 연주자의 협연으로 맑은 음색을 더해 밤하늘을 더욱 밝게 비춰줄 예정이다.

 

 

두 악기의 조화로운 무대에 이은 단독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최영아 작곡의 위촉초연 작품 ‘대아쟁 독주를 위한 별곡(別曲)’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가락을 얹은 산조의 정서를 대아쟁 독주곡으로 표현해 독주 악기로서 대아쟁의 매력을 전한다. 이고운 작곡의 위촉초연 작품 ‘시간의 여정Ⅱ: 몰입’에서는 선율 악기 없이 길고 짧은 리듬을 통해 강세와 억양을 만들어 문장으로 탄생시키는 장구의 놀라운 음악적 언어를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의 마지막은 산조아쟁의 짙은 농현(弄絃, 현악기의 장식음 등을 내는 연주법)과 타악기의 강한 파동이 전해지는 황재인 작곡의 위촉초연 작품 ‘일말의 서슬’로 막을 내린다.

 

분노와 스트레스 등 분주한 일상 속 현대인들이 겪는 복잡하고도 위태로운 감정들이 발생하는 찰나의 ‘틈새’를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반복적인 음형에서 시작해 섬세한 잔가락과 강하고 긴 농현으로 이어지는 전개를 통해 산조아쟁과 타악기가 모두 독주악기로서의 가능성을 짙게 드러내는 작품으로 공연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의 사회에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박치완 지도단원이 맡아 두 연주자의 음악 이야기도 들려줄 예정이다. 최윤정과 배문경의 공연 ‘틈’은 오는 6월 14일(수) 저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만날 수 있다. 전석 1만 원. (문의 010-7140-9854)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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