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누군가에게는 위로 그리고 희망

  • 등록 2025.05.09 11: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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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목련, 봄의 문을 두드리다
[겨레문화와 시마을 21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목련, 봄의 문을 두드리다

 

                                   - 이정호

 

        (앞줄임)

        목련,

        겨울의 침묵을 뚫고

        첫봄의 언어를 피워낸다.

 

        그 고요한 피어남은

        누군가에게는 인사,

        누군가에게는 위로,

        그리고 나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다.

        (뒷줄임)

 

 

 

 

“운조루 고택은 봄이 되면 장독대 옆에 피어나는 하얀 목련으로 더욱 빛이 납니다. 청아한 자태를 뽐내는 목련은 고택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 목련은 단순한 꽃 그 이상으로, 운조루 고택의 며느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겪었던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하얀 목련은 그녀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26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임세웅 기자의 기사 일부다.

 

나는 지난 2013년 운조루를 방문하고 <굴뚝을 섬돌 밑에 내어라 200년 이어온 '나눔의 정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기사 가운데는 “운조루에는 아주 희귀한 쌀뒤주가 있는데 “他人能解(타인능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뒤주가 그것이다. 이 뒤주는 말 그대로 양식이 떨어진 이들을 위한 것으로 누구든 쌀을 퍼가라고 조그마한 쌀 구멍이 뒤주에 뚫려있다. 이것은 운조루 종가의 “나눔정신”, “더불어 사는 정신”을 잘 나타내는 상징물인 것이다. 라는 대목이 있다.

 

운조루는 ‘더불어 사는 삶’이 곳곳에 살아있는 곳이다. 뒤주뿐만이 아니라 이곳은 굴뚝을 섬돌 밑으로 내었다. 그래서 밥 짓는 연기가 멀리서 보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쌀이 없어 밥을 지을 수 없는 사람에겐 밥 짓는 연기만 보여도 속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운조루’의 삶을 질어지고 산 종부들에겐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겪었던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하얀 목련은 그녀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었을 것이라는 임세웅 기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여기 ‘목련, 봄의 문을 두드리다’ 시에서 이정호 시인은 ”목련, 겨울의 침묵을 뚫고 첫봄의 언어를 피워낸다“라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그 고요한 피어남은 누군가에게는 인사, 누군가에게는 위로, 그리고 나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다.‘라고 속삭인다. 운조루의 안 주인들은 식구들이 ’더불어 사는 삶‘을 사는 동안 울안에 핀 목련을 보면서 끊임없이 ’위로‘를 담아냈을 것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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