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교육대학원장이며, 전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지낸 김수업 선생은 토박이말 사랑이
남다릅니다. 특히 “문학”이란 낱말이 서른 해 동안 목에 가시처럼 걸려 괴로워하다가
“말꽃”이란 말을 생각해 내고는 참 기뻐합니다. 선생은 학문이 아닌 “문학”에 왜 배울
“학(學)” 자를 붙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선생은 찔레꽃, 살구꽃, 복숭아꽃은 물론 불꽃, 눈꽃, 꽃구름, 꽃수레까지 우리 겨레는 아름답고 종요로운 것을 “꽃”이라 불러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문학”이 아닌 “말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문학”이란 말도 원래 있던 말이 아니고 근대에 새로 만들어진 말인데 뜻도 맞지 않는 “문학”은 내버려 두고 뜻이 잘 맞는 “말꽃”에는 왜 시비를 거는지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이는 똑같이 새로 만든 말인 문법*삼각형*형용사는 내버려 두고, 말본*세모꼴*그림씨만 이상하다고 트집을 잡아 내쫓고 만 것과 같은 이치라고 얘기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