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봉업사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2024.06.07 12:25:27

삼한ㆍ삼국시대 동아시아 해상교류 역사 보여주는 「고성 동외동 유적」도 함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임금의 초상인 어진을 봉안한 진전(眞殿)인 봉업사(경기 안성시)의 변천양상과 구조 그리고 특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화유산인 「안성 봉업사터」와 삼한ㆍ삼국시대 동아시아 해상교류의 거점으로 역사적ㆍ학술적 값어치가 뛰어난 「고성 동외동 유적」을 각각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하였다.

 

「안성 봉업사터」는 고려 광종(949~975년) 때 왕권 강화를 위해 태조 왕건의 어진을 봉안한 절로 알려졌다. 「고려사」에 공민왕 12년(1363년) 임금이 봉업사에 들러 태조 왕건의 어진을 알현한 기록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석탑만 남아 있다고 기록되어 있어 조선 초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성 봉업사터 오층석탑’(보물) 주변에서 발견된 청동 향로(보물)와 청동 북(보물) 등에서 봉업사(奉業寺)라는 글자가 확인되었으며, 1997년부터 2023년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굴조사로 중심사역과 진전영역의 외곽 담장을 확인하였다. 특히, 진전영역은 중심 건물지와 중정 주변으로 회랑이 배치되는 등 고려시대 왕실 건축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어진을 봉안한 것으로 전해지는 많은 진전 가운데 이처럼 고고학적으로 구조적 특징이 규명된 유적은 매우 드물다.

* 회랑: 사찰이나 궁궐에서 주요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지붕이 있는 긴 복도

 

또한, 제작 연대, 사명, 지명, 인명 등 60여 종이 넘는 정보가 새겨진 기와도 출토되었는데, 고려시대 기와 무늬의 특징 말고도 봉업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로 그 값어치가 매우 높다. 절터에는 ‘안성 봉업사터 오층석탑’과 ‘안성 죽산리 당간지주’(경기도 유형문화유산)가 있고, 봉업사에서 인근의 칠장사로 옮겨진 ‘안성 봉업사터 석조여래입상’(보물)을 비롯해 주변에 장명사터, 매산리사터, 장광사터 등 고려시대 절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당시 번성했던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고성 동외동 유적」은 남해안의 해양교통 요충지에 있어 삼한ㆍ삼국시대 고대 동아시아 해상교류망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이 시기는 한반도 남부 지역의 변한 소국들이 주변의 집단들을 통합하여 보다 큰 정치체로 발전하는 전환기로, 대외교류가 정치체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수 있는 유물들이 다수 출토되어 학술적 값어치가 크다.

* 고성 동외동 유적에서 출토된 기원 2~3세기 외래계 유물로는 중국 왕망의 신나라 화폐인 ‘대천오십(大泉五十)’, 청동거울(한경-漢鏡), 낙랑계 가락바퀴, 수레 부속구인 개궁모(蓋弓帽), 조문청동기(鳥文靑銅器) 등을 비롯하여 지배계층이 사용하는 청동 허리띠 고리 장식, 일본열도의 야요이계 토기, 광형동모 등이 있음.

 

 

 

이곳은 삼한의 고자국에서 삼국의 소가야문화권까지 연결된 고성 지역의 생활문화 중심 유적으로,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집 자리, 조개무지, 의례와 제사터, 철과 철기 생산 등 당시 해양 거점집단의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유구와 유물들이 확인된 바 있다.

* 조개무지: 해안과 강변 등에 살던 선사 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 굴 등의 껍데기가 쌓여서 무덤처럼 이루어진 유적

 

또한, 구릉 형태의 지형을 쌓고 깎아서 계단식 방어시설을 만들고 구릉 정상부의 의례시설, 광장, 주거군과 이 시설들을 감싸는 방어시설로서 환호를 두른 방식이 고성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역의 정치체 성립과 발전을 보여주는 등 기원 전후부터 6세기 전반에 이르기까지 성장과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복합생활유적으로써 역사적 값어치가 크다.

* 환호: 취락을 방어하기 위하여 설치된 도랑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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