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올해 한국광복군 창군 84돌 기념식은 그 어느 해보다 엄숙했습니다. 최근 친일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들이 각계각층에서 역사를 왜곡하고 독립운동을 폄훼하는 등 상식있는 국민으로서 상상도 못 할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들의 행동이 장기적으로 국가와 민족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 자명한 일이므로 민족을 기만하고 분열시키는 악행은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는 오늘(13일) <광복군 창군 84돌 기념식>에 참석한 오광선 장군의 외손자인 광복군 유족 김흥태 선생이 한 말이다. 낮 11시, 여의도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는 한국광복군유족회(회장 장병화) 주최, 광복회(회장 이종찬) 후원으로 <광복군 창군 84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등 국민의례에 이어 배국희 운영위원(미국 LA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의 한국광복군 선언문 낭독과 장병화 한국광복군유족회장의 기념사, 인천대학교 최용규 전 이사장의 축사 등으로 이어졌다. 한국광복군유족회 장병화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일제 망령을 뒤집어쓴 친일 매국노들이 뉴라이트로 환생하여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독립 투쟁의 역사를 말살하기 위해 거대한 음모를 전국 곳곳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욱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 애국선열들의 투철한 독립정신으로 목숨 바쳐 지켜낸 대한민국 106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장 회장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신 수많은 애국지사의 푸르른 넋이 잠들지 못하고, 그 정신이 남아 우리 후손들의 가슴 속에 숨을 쉬고, 차가운 혈관을 두드려 깨웁니다. 선열들이 피맺힌 절규로 지켜낸 조국을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나라로 만드는데 우리 후손들이 주춧돌이 되겠습니다.”라는 결기에 찬 기념사에 장내는 숙연했다.
한국광복군은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에서 조직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였다. 창군 이후 1942년 조선의용대를 흡수하여 1945년 광복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대로서 여러 전투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정식 군대의 면모를 안팎에 선포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국광복군 창군일인 9월 17일이 아닌 6.25 전쟁에서 국군이 3.8선을 처음 넘은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기념하고 있어 광복군 유족회 등에서는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군일인 9월 17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벌써부터 내고 있다.
오늘 기념식 마무리는 60여 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압록강 행진곡(박영만 작사, 한유한 작곡)’을 부르면서 84돌을 맞는 한국광복군 창군일을 잊지 말자는 각오로 행사를 마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광복군창군 기념식에도 가을비가 대지를 적셨다. 마치 광복군 후손들의 타는 목마름을 알고 있다는 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