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80주기 서울서 환생하다

  • 등록 2025.02.24 11: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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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지역 윤동주 추모밴드 <눈오는 지도> 서울 GB성암아트홀서 공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917년에 태어난 윤동주 시인은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 재학 중이던 1943년 7월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다가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교도소에서 숨졌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이 숨잔 2월 16일 앞뒤로 일본에서는 윤동주를 추모하는 모임이 해마다 열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윤동주의 시를 노래하는 밴드 <눈오는 지도(SNOWING MAP)>’는 해마다 윤동주 시인의 추모 공연을 해왔다. 기타리스트인 한은준을 비롯하여 <눈오는 지도> 단원들은 윤동주 시인을 기리기 위해 그의 작품에 곡을 만들어 음반에 수록(14곡), 지난 2007년부터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윤동주 시인의 기일인 2월 16일을 기해 추모공연을 해오고 있다. 그 <눈오는 지도>는 윤동주 서거 80주기를 맞아 고국에서 추모공연을 했다. 어제 2월 23일 저녁 7시 서울 선릉로 GB성암아트홀에서 뜻있는 공연을 올린 것이다.

 

 

 

무대가 열리자 6인의 <눈오는 지도> 단원들은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다. 한은준(기타) 씨를 비롯해 정도현(해금), 최자연(건반), 김효영(더블베이스), 최보미(드럼) 등이 조용하지만 힘찬 음악을 연주하고 이지연ㆍ박지나가 나서서 '서시', '별 헤는 밤', '또 다른 고향', '십자가', '눈오는 지도' 등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담담하게 그러나 사무치게 불러나간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시가 음악으로, 노래로 울려 퍼진다. 멜로디를 한은준의 기타와 최자연의 건반 연주가 이끌어 가고 김효영의 더블베이스는 노래에 무게를 더해준다. 여기에 정도현의 해금은 처연함을 더하고 최보미의 드럼은 조용하지만 화려함을 보태준다. 청중은 숨을 죽이고, 노래를 듣다가 말없이 큰 손뼉으로 화답한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리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들여다보니 그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한글로 시를 썼다는 어처구니없는 죄목으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다가 숨진 윤동주 시인. 그는 자신이 모국어로 시도 쓰지 못하는 한심한 사내가 우물 속에 보여 미워져 돌아가다가 다시 가엾어져 도로 들여다보았는지도 모른다.

 

이날 공연에 온 아현동의 정여름(47) 씨는 “해마다 2월이 되면 윤동주 시인이 생각난다. 모국어로 시를 쓰지 못했던 윤동주 시인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런 심정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주는 <눈오는 지도>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눈오는 지도>의 노래에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놓친 분들을 위해 또 다른 공연이 준비돼 있다. 오는 2월 26일(수) 저녁 4시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에서 공연이 열린다. 입장료는 없으며, 공연에 관한 문의는 전화( 02-2123-2120)로 하면 된다.

 

"부끄러움을 모르던 시대에 부끄러워 하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 했던 그를 우리는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스레 기억합니다. 그의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는 자랑처럼 풀이 무성합니다." 우리는 윤동주의 ‘별을 헤는 밤’ 노래를 들으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던 시대에 부끄러워 하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 했던” 그의 말을 이 시대에도 되뇌어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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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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