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선비의 놀이를 통해 공동체문화 돌아보다

  • 등록 2025.07.04 12: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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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놀기(記) 좋은 시절에> 전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안동의 문화유산 활용 및 홍보 전시 <놀기(記) 좋은 시절에>를 2025년 7월 4일(금)부터 8월 11일(월)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갤러리 예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안동 고유의 공동체가 계절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놀이를 실천하고 문화를 만들어 왔는지를 조명하는 전시로, 전통 기록과 유물을 통해 공동체의 감각을 생생히 되살린다.

 

놀이로 잇는 사람과 계절, 마을과 기억

 

우리 조상들은 놀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풀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다. 봄을 대표하는 화전놀이는 여성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고 꽃을 감상하며 유대를 쌓는 의례였고, 여름의 뱃놀이는 사족 간의 결속과 유희를 겸한 모임이었다. 가을에는 선비들이 단풍이 물든 산과 강을 유람하며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짓고 인격을 수양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러한 유람은 문중과 지인 간의 유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겨울에는 농한기를 맞아 가족과 이웃이 모여 윷놀이를 벌이며 한 해의 마무리를 기원하고 공동의 운을 점치기도 했다. 이처럼 계절마다 펼쳐지는 놀이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마을과 문중이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나누는 생활문화였다.

 

 

기록으로 만나는 안동 선비들의 놀이문화

 

이번 전시는 <1부 : 꽃으로 차린 자리, 단풍 아래 머문 시간>, <2부 : 강 위에 띄우고, 불꽃으로 수놓다>, <3부 : 윷판 위의 운세, 놀이로 맺는 한 해>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 꽃으로 차린 자리, 단풍 아래 머문 시간>에서는 봄과 가을에 펼쳐졌던 화전놀이와 산수유람을 중심으로, 꽃과 풍경을 벗 삼아 자연 속에서 공동체적 유대를 다졌던 조선의 놀이문화를 조명한다. 봄철 여성들의 「화전가」를 비롯해, 도산의 매화를 노래한 《퇴계선생문집》 속 이황의 시와 이에 대한 답시가 수록된 《송암선생속집》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퇴계 이황은 청량산을 ‘오가산’이라 부르며 자연을 벗 삼아 인격을 수양하고자 하였으며, 그의 제자들 또한 스승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했다. 후손 이만여가 편찬한 《오가산지》 통해 이러한 사유와 유람의 전통을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을 관련 서화 《구추일음》도 함께 소개한다.

 

 

<2부 : 강 위에 띄우고, 불꽃으로 수놓다>에서는 안동 지역에서 여름철에 펼쳐졌던 뱃놀이와 선유줄불놀이 문화를 조명한다. 낙동강과 반변천은 사족들이 유람하며 시문을 나누고 교유를 다지던 장소였다. 전시에서는 《합강선유록》, 《상화대》, 《애일당구경첩》 등의 서화를 통해 조선시대 선비들이 펼쳤던 선유문화의 장면을 시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안동 하회마을의 대표적인 여름 민속놀이인 선유줄불놀이와 관련된 기록들도 함께 전시된다. 화전놀이와 줄불놀이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내방가사 《화유가》, 하회선유줄불놀이이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인 《행산유고》 속 시문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여름 풍경과 놀이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3부 : 윷판 위의 운세, 놀이로 맺는 한 해>에서는 겨울철 농한기에 가족과 이웃이 집 안에서 함께 어울렸던 윷놀이 문화를 조명한다. 윷놀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길흉화복을 점치는 민속 신앙과 공동체적 기원을 담고 있었으며,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을 반영되어 있는 놀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안동 권역에서 전승되어 온 윷놀이 관련 가사, 이른바 '윷노래'를 담은 『저포송樗蒱頌』, 『일도송윷푸리로다』, 『윷푸리』, 『윷노리가』 등의 다양한 가사 자료가 소개된다. 그중 2점은 안동내방가사전승보존회의 수집·정리 자료이며, 이를 통해 놀이에 깃든 지역적 특성과 구술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이 실제로 윷을 던져 점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참여형 공간도 마련되어, 전통놀이의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오늘의 우리가 마주하는 과거의 놀이

 

이번 전시는 한국정신문화재단의 여름축제 「선성현 토째비의 여름」(7.11~7.13)과도 연계된다. 축제 기간 전시장은 야간 운영(16:00~22:00) 되며, 7월 11일(금) 14시에는 개막식이 진행된다. 마을에서 진행되는 축제 속에 전시가 더해져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향유하는 전통문화의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놀이를 통해 삶의 감각을 나누고 공동체를 이어온 방식에 대한 기록이자 회고”라며, “오늘날 지역의 공동체문화가 단절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관람은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누리집(www.koreastudy.or.kr/cfseum) 또는 대표전화(☎080-751-0800)로 문의하면 된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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