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한 얼굴, 해사한 웃음, 해사한 옷차림

  • 등록 2025.08.05 1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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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해사하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들이 붓는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앞서 비가 많이 왔던 곳에 또 비가 많이 내려서 다시 물이 들기도 하고 무너진 곳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니 더 가슴 아픕니다. 얼른 나날(일상)을 되찾으시길 빕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사하다'입니다.

여러분은 '해사하다'라는 말을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사하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으며, 비슷한 말로 '조촐하다', '말쑥하다', '해말갛다'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1.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해사한 얼굴

2.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해사하게 웃다.

3. 옷차림, 자태 따위가 말끔하고 깨끗하다.

  만기는 서양 사람처럼 후리후리한 키와 알맞은 몸집에 귀공자다운 해사한 면모를 빛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보고 그저 '예쁘다', '잘생겼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이 조금 모자란다 싶을 만큼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들 때 쓰면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비롯해서 낯빛(표정)과 웃음, 옷차림까지 아우르는 맑음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박경리 님의 소설 '토지'에 '해사하다'를 쓴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서희는 입가에 해사한 미소를 띠었다. 스물한 살, 한창 피어나는 꽃봉오리 같은 서희의 젊음은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길이었다.

 

여기서 서희의 웃음(미소)은 그저 예쁜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고난) 속에서도 맑고 깨끗함을 잃지 않은 서희의 됨됨까지 비춰 주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도 '맑고 고운 얼굴을 봤을 때', '밝은 낯빛(표정)과 웃음을 만났을 때', '말끔한 옷차림과 몸씨(자세, 태도)가 돋보일 때' '해사하다'를 써 보시기 바랍니다. 

잘 자고 일어난 아기 얼굴이 참 해사합니다. 

해사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해사하게 차려 입은 그 사람이 더욱 돋였습니다. 

 

'해사하다'는 말을 아는 사람은 '해사함'을 더 잘 알아차리고 더 잘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저 토박이말을 하나 더 알고 쓰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맑고 깨끗함까지 값지게 여기는 마음과도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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