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훈 독립운동가 '230명' 찾아내 포상신청

  • 등록 2025.08.28 11: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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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인천대 독립운동연구소, ‘제14차 독립유공자 230명 포상신청설명회’ 열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수형자카드)에 남아있는 독립운동가들의 흑백사진을 보고 있을라치면 울컥 목이 메인다.  일제침략이 없었더라면 감옥에 갇혀 굴곡진 삶을 살아갈 까닭이 없었던 선열들의 인생노정은 그래서 더욱 가슴아프고 애절하기 조차하다. 통탄스러운 일은 온몸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를 했지만 아직도 이분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사실이다. 필자 역시 아침부터 밤까지 미서훈자들의 발굴 작업에 매달리면서 매순간  '미서훈자들포상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현실의 벽'에 아득함을 느낀다. 

 

 

올해는 일제 침략의 쇠사슬에서 벗어나 조국의 빛을 찾은지 80돌이 되는 해로 나라 안팎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즐비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독립운동가 미서훈자를 발굴하는 작업' 만큼 값어치가 있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제(27) 낮 2시, 서울시청  3층 회의실에서는 조촐하지만 아주 의미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미서훈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이들을 세상에 알리는 행사였다. 행사 이름은 ‘제14차 독립유공자 230명 포상신청설명회’로 광복회(회장 이종찬)ㆍ국립인천대학교(총장 이인재)ㆍ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공동주최였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서울시장을 대신한 김재진 복지기획관의 개회사에 이어, 국가보훈부 장관을 대리한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의 격려사가 있었고 이어  국립인천대학교 독립운동사연구소장 이태룡 박사가 230명의 미서훈 독립유공자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이 있었다.

 

 

 “서울은 나라 잃은 민족의 고통 속에서도 독립을 향한 열망이 가장 뜨겁게 타올랐던 도시였고, 이번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 신청은 그분들의 이름을 역사의 자리에 올리고, 후손과 시민들에게 독립정신을 이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국가보훈부, 광복회, 학계와 긴밀히 협력하여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찾아 재조명하고, 광복의 가치를 더욱 널리 확산시킬 것이다.” -김재진 복지기획관 개회사-

 

 “국가보훈부가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 업무를 해오고 있지만 특히 새 정부 들어 독립유공자 발굴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서울시에서 광복 80돌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준비하고, 내년까지 서울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겠다는 특별기획을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대단한 기획이다.” -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 격려사-

 

“광복회는 국립인천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꾸준히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신청을 해왔다. 앞으로 1년 더 서울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여 포상신청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 김대하 광복회 서울시지부장- 

 

한편, 이태룡 박사는 “이번에 포상을 신청한 분 가운데 특히 돋보이는 분은 경성부 창신동 출신으로 평북 정주 오산학교 교사였던 박현환(朴賢煥) 지사인데, 그는 1919년 2월 오산학교 설립자 이승훈(李昇薰, 본명 寅煥)에게 서울에서 종교 지도자들의 비밀모임이 있음을 전해 주었고, 1919년 6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료편찬위원과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의 기자로 활약하였으며, 안창호(安昌浩)의 흥사단 자매단체로 수양동우회를 설립하여 활약하다 붙잡혀 4년여 옥고를 겪은 분이다. 또 박인선(朴仁善) 지사는 경성부 가회동 출신으로 1932년 9월 ‘경성적색노동조합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다 붙잡혀 1934년 징역 2년(집행유예 4년)의 옥고를 겪고, 1936년에 좌익 출판물 간행을 협의하다가 붙잡혀 오랜 심문 끝에 1939년 징역 3년(구류 600일)이 선고되어 많은 고초를 겪은 분" 이라고 대표적인 미서훈 독립운동가 두 분을 들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구류생활 끝에 면소나 무죄 판결을 받은 경우는 포상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이 또한 징역형과 동일하게 포상하기에 학생이나 사회주의 활동가들이 앞으로 많이 포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포상신청한 독립유공자는 항일활동을 하다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겪은 108인, 반제국주의 활동가 77인, 의병 14인, 3·1독립만세시위자 10인, 6·10만세ㆍ임시정부 자금지원 등 21명, 모두 230명이다.  이로써 국립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2019년부터 14차례 국가보훈부에 포상을 신청한 독립유공자는 모두 5,481명이다. 

 

 

행사를 지켜보면서,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수형자카드)에 남아있는 흑백사진 속의 인물들이 자꾸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광복 80년을 맞이하면서도 여전히 판결문이나 수형자카드 속에서 잠자고 있는 수많은 독립투사들! 이분들을 하루빨리 밝은 해 아래로 불러내는 것이 국가의 중차대한 책무요, 위기 때마다 불굴의 정신으로 누천년 사직을 지켜온  대한민국의 후손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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