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뭉게구름

  • 등록 2025.11.04 1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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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솜뫼, 뭉게구름
토박이말=순우리말=고유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파란 그림종이 위에 누가 커다란 솜뭉치를 뜯어 둥실둥실 띄워 놓은 듯한 날이 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어릴 적 저 구름 위에 올라타 날아가 볼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우리에게 가장 살갑고 익은 구름의 모습, 바로 '뭉게구름'입니다.

 

'뭉게구름'은 그 이름 그대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이라는 뜻입니다. '뭉게뭉게'는 연기나 구름 같은 것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잇따라 피어오르는 모습을 그린 우리의 소리시늉말(의태어)이지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아름다운 구름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수직운의 하나. 뭉게뭉게 피어올라 윤곽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구름으로, 밑은 평평하고 꼭대기는 솜을 쌓아 놓은 것처럼 뭉실뭉실한 모양이며 햇빛을 받으면 하얗게 빛난다. 무더운 여름에 상승 기류로 말미암아 보통 2km 높이에서 생기는데, 발달한 구름 꼭대기는 10km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비는 내리지 않는다. 기호는 Cu. 《표준국어대사전》

수직으로 발달한 구름의 한 종류. 윗면은 둥글고 밑은 거의 편평한 덩어리 모양이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두 풀이를 모아보면, '뭉게구름'은 밑바닥은 칼로 자른 듯 평평하고, 윗부분은 마치 솜이나 둥근 묏봉우리처럼 뭉게뭉게 솟아오른 구름을 말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처럼, '뭉게구름'은 주로 볕이 좋은 여름날, 땅에서 데워진 공기가 위로 솟아오르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다는 것은 날씨가 맑고 좋다는 낌새이기도 하지요. 보기에는 푹신하고 부드러워 보여도, 그 속은 하늘로 솟아오르는 힘찬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구름입니다.

 

'뭉게구름'은 그 모습만큼이나 예쁘고 멋진 다른 이름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뭉게구름의 모습이 꼭 하얀 솜을 뭉쳐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솜구름'이라는 아주 예쁜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커다랗게 솟아오른 모습이 마치 하늘에 뜬 산봉우리 같다고 해서 '산봉우리구름'이라고도 합니다. 한자말로는 '쌓을 적(積)' 자를 써서 '적운'이라고 부르는데, 솜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뭉게구름'은 맑은 날의  우리 나날살이(일상생활)와 글 속에서 자주 쓸 수 있습니다.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니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이윽고 소나기가 그치고 뭉게구름이 사방으로 흩어져 갔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오늘 날씨 참 좋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꼭 솜처럼 피었네.

파란 하늘만 그렸더니 심심했는데, 뭉게구름 몇 개를 그려 넣으니 훨씬 멋져졌어요.

 

하늘에 뜬 구름의 모양새를 '뭉게뭉게'라는 살가운 우리말로 꼭 집어 이름 붙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눈썰미가 참 놀랍습니다.

 

일을 하시다가 눈이 뻑뻑해질 때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그곳에 둥실 떠 있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마음에 쉼표 하나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맑은 하늘만큼이나 환하고 포근한 마음이 생기실 것입니다.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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