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에 핀 금빛 외침 ‘얼음새꽃(복수초)'

  • 등록 2026.01.25 1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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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동토에 핀 금빛 외침 ‘얼음새꽃’

 

   북풍의 서슬 퍼런 칼날 아래

   울음 삼키며 뿌리 내린 어둠의 시간들

   허공은 여전히 창백한 수의(壽衣)를 두르고

   겨울의 잔혹한 침묵이 세상을 봉인할 때

   너는 차가운 지각(地殼)의 문턱에서

   스스로 체온을 틔워 설한(雪寒)을 녹여낸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계절의 경계

   동토(凍土)의 단단한 자물쇠를 부수고 솟아오른

   눈부신 금빛 화인(火印)

   아직 잔설이 분분한 산기슭에

   노란 등불 하나 켜두고

   너는 죽음 같은 동면을 흔들어 깨우는구나

 

   그것은 꽃이라 부르기엔 너무도 치열한 투쟁이며

   향기라 말하기엔 너무도 뜨거운 삶의 함성이라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불러 모아

   가장 먼저 봄의 전령이 된 작은 거인

   너의 환한 미소 앞에

   비로소 겨울은 낡은 외투를 벗고 뒷걸음질 친다.

                                     - 이윤옥 시, 동토에 핀 금빛 외침 ‘얼음새꽃’ -

 

흔히 한자말 복수초(福壽草)라고 부르는 이 꽃을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얼음장을 뚫고 나온 꽃이라고 해서 ‘얼음새꽃’이라는 어여쁜 말로 부른다. 나도 이 이름이 좋아 얼음새꽃으로 부르고 있다.

 

여기서 이 복수초꽃에 대한 국립기관의 설명을 제시해본다. 한 곳은 <국립국어원>의 설명이며 다른 한 곳은 <국립생물자원관> 설명이다.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설명

 

【복수-초(福壽草)】

 

『식물』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25~30cm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세 번 또는 네 번 우상복엽이다. 4~5월에 누런색 꽃이 원줄기와 가지 끝에 한 개씩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이다.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나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Adonis amurensis)

 

2)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설명

 

【복수초 Adonis amurensis Regel & Radde】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해발 고도 800m 이상의 산지 숲 안, 경사면의 초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꽃이 필 때 5~15cm지만 나중에 30~40cm까지 자라며, 보통은 가지가 갈라지지 않지만 갈라지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며, 3~4번 깃꼴로 갈라지는 겹잎이다. 아래쪽 잎자루는 길지만 위쪽으로 갈수록 짧아진다. 꽃은 3~4월에 줄기 끝에 1개씩 피며, 지름 2.8~3.5cm, 노란색이다. 꽃받침잎은 보통 8~9장, 꽃잎과 길이가 비슷하거나 조금 길며, 검은 갈색을 띤다. 꽃잎은 10~30장이고, 길이 1.4~2.0cm, 폭 5~7mm다. 수술과 암술은 많다. 열매는 수과, 공 모양이며, 길이 1cm 정도의 꽃턱에 모여 달리고, 가는털이 있다. 이 종은 가지복수초와 비교했을 때, 줄기가 가지 치지 않고, 잎의 전체 모양이 삼각형이며, 줄기에 달려 있는 잎이 잎자루가 있고, 8개 있는 꽃받침은 꽃잎보다 크거나 비슷하다는 점에서 가지복수초와 구별된다. 또 제주도에 자라는 세복수초와 비교했을 때, 꽃받침잎이 보다 많고 폭이 좁으며, 줄기에 난 잎자루가 보다 길어서 구분된다. 관상용으로 심고, 뿌리는 약재로 쓴다. 우리나라 전역에 나며, 중국, 일본, 러시아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두 기관의 설명 가운데 아쉬운 점을 들어 보면, 첫째는 꽃피는 시기다. 국립생물자원관은 3-4월이고, 국립국어원운 더 늦은 4-5월이다. 두 기관 모두 양력이겠지만 요즘 복수초(얼음새꽃) 시기와 동떨어진 느낌이다. 놀라운 것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보도자료(1.15)에 따르면 지난 12일(월),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 일대 해발 500m 지점의 세복수초 자생지에서 올해 처음 꽃 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의문이 있다. 제주자생의 세복수초만 1월에 꽃이 피고 나머지(복수초, 개복수초)는 3월~6월에 핀다는 것인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보도자료만 가지고는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국립국어원>의 누런꽃 표현이다. 노란꽃과 누런꽃은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복수초꽃을 보라. 얼음사이로 핀 꽃은 노란 햇병아리 색이지 결코 누런색이 아니다. 하나의 식물 <복수초>에 관해 개화시기도 그렇고, 꽃의 색도 그렇고 왜 서로 다른가?

 

마지막으로 열매의 표현을 보자.

이 두 기관 모두 열매가 수과(瘦果)로 열린다고 했다. 수과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식물 설명의 낱말들은 거의 일제강점기 용어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깝다. 말이 나왔으니 국립국어원의 <수과(瘦果)> 풀이를 보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수과(瘦果)>「명사」 『식물』 식물의 열매로 폐과(閉果)의 하나. 씨는 하나로 모양이 작고 익어도 터지지 않는다. 미나리아재비, 민들레, 해바라기 따위의 열매가 있다.

 

 

국립국어원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복수초를 찾아보아도 이 꽃이 언제 어디서 유래하여 한반도에서 피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던 차에 1934년 11월 10일치 <부산일보> 2면 11단 기사에 <신년 복수초와 수선화 배포>라는 기사가 눈에 띄어 보니, 복수초 특산지인 일본 나가노현에서 3만명 선착순으로 복수초 ,수선화, 남천, 사쿠라 묘목을 실비로 배송해준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국의 복수초도(제주 자생의 세복수초는 제외) 일본에서 유래하면서 그 이름 그대로 지금까지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식물의 유래에 대한 시원한 답을 해당 국립기관에서 밝혀준다면 독자들이 식물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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