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린쿠유 — 지하 횃불이 비춘 신앙의 성소

  • 등록 2026.03.15 10: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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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중앙 카파도키아(Cappadocia)에 있는 초기 기독교 성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데린쿠유 — 지하 횃불이 비춘 신앙의 거울

 

횃불을 치켜들고 굽은 등으로 파 내려간

눅눅한 침묵의 성소

거친 손끝에서 짓이겨진 돌가루는

비명 대신 삼킨 기도의 파편이었으리라

 

햇살 한 줌 허락되지 않는 천 길 심연 속에서

처절한 생을 이어가던

초기 신앙자들의 검은 피눈물을 더듬다가

 

문득,

바벨탑처럼 솟아오른 오늘날 교회당의 종소리가

허공 중에 길을 잃고 흩어지는 잔영을 본다

박해를 이겨낸 그 푸른 의지는 박제되고

스스로 판 동굴보다 더 깊은 탐욕의 수렁으로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는 오늘의 교회들

 

나는,

어두운 동굴 속을 말없이 걸으며

이름 모를 고결한 영혼의 거울 앞에

차마 고개 들지 못한 채 침묵했다.

 

 

터키(트루키예)에 있는 데린쿠유(Derinkuyu)란 어떤 곳인가!

 

데린쿠유는 튀르키예 중앙 아나톨리아, 카파도키아(Cappadocia)의 척박한 대지 곧, 인류 처음으로 철기를 사용하며 오리엔트를 호령했던 고대 히타이트(Hittite, 기원전 18~12세기경)의 터전에 초기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위해 일구어낸 거대 지하 동굴(이를 지하도시라고 하지만 오늘날의 도시개념이 아님)이다.  이곳은 처음에는 로마의 기독교 박해를 피하고자 초기 기독교인들이 동굴을 파고 살았으며 이후에는 이슬람 세력의 가혹한 박해를 피해  살던 처절한 기독교인들의 은신처다.

 

데린쿠유는 수만 명의 생명들이 신앙 결속체가 되어 지하 85미터까지 개미굴처럼 뻗어 나간 미로의 동굴로 빛 한 점 없는 어둠 속에 예배당, 배움터 등을 만들어 삶을 이어나가던 곳으로 1963년, 현지 주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초기기독교의 숭고한 성지로서 전 세계인과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발길을 잇는 '신앙이 일구어낸 지하 성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을 둘러보고 주변에 있는 카파도키아 유적을 돌아보는 것이 트루키예 관광(투어)의 필수 여정이다.

 

금나래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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