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보내드리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희망찬 아침 해가 떠오르는데, 우리네 삶을 상징하는 농부의 등은 거센 바람에 조금 굽어 있습니다. 흩날리는 나뭇잎들이 마치 우리의 발걸음을 자꾸만 뒤로 당기는 '덜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길을 걷는 저 뒷모습이 참으로 눈물겹고도 든든하지 않나요? 오늘 우리는 이 그림 속 풍경을 닮은 토박이말 하나를 꺼내보려 합니다.
살림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덜미'
요즘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셨을 겁니다. "고유가가 살림의 덜미를 잡는다"는 말이 참 아프게 다가오지요.
'덜미'는 목 뒤편의 아랫부분을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덜미를 잡히면 우리는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뒤로 끌려가거나 제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지요. 고유가라는 불청객이 성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여러분의 일상을 뒤에서 꽉 붙들고 늘어지는 것만 같아, 그 답답함을 어떻게 다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덜미'라는 단어의 어감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삶의 긴장과 고단함이 서려 있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살림을 꾸리다 보면 가끔은 내가 부족해서 이토록 숨이 찬 건 아닐까 자책하게 될 때가 있지요. 하지만 기억해 주세요. 지금 당신이 느끼는 그 무게는 당신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소중한 가족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입니다.
비록 고유가가 우리의 덜미를 낚아채 잠시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우리가 꿈꾸는 내일로 향하는 마음까지 멈춰 세울 수는 없습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괜찮습니다. 그 힘겨운 뒷모습조차 사실은 누군가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하고 눈부신 버팀목이니까요. 오늘도 참 애쓰셨습니다.
[마음 나누기]
자꾸만 삶의 덜미를 잡는 것 같은 고단한 하루 속에서, 오늘 당신을 다시 웃게 한 '작은 여유'는 무엇이었나요?
[한 줄 생각]
"삶의 덜미를 잡는 바람 속에서도, 당신은 꿋꿋하게 내일의 꽃을 피울 사람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덜미
뜻: 목덜미의 뒷부분. 어떤 일이나 상황에 붙잡혀 꼼짝 못 하게 되는 방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보기: 치솟는 기름값이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 덜미를 잡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