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싹채소가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부쩍 인기를 끄는 모양입니다. 새싹채소는 짧은 기간에 씨앗에서 움트는 싹을 키워 처음 나오는 어린줄기와 떡잎을 먹는 푸성귀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새싹채소가 이미 17세기에도 있었습니다. 1670년(현종 11년)에 정부인 안동 장씨가 쓴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마구간 앞에 움을 파고 거름과 흙을 깔고 신감채(辛甘菜), 산갓(山芥), 파, 마늘을 심고 그 움 위에 거름을 퍼부으면 움 안에 생긴 열로 땅속 싹이 자라는데, 이것을 겨울에 썼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곧 안동 장씨가 겨울에 봄나물 맛을 느끼려고 특별히 기른 나물이지요. 궁중에서도 이런 새싹채소를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여겨 진상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예부터 한겨울에도 신선한 채소를 길러 먹을 줄 아는 슬기로운 겨레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