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립국악원에서 하는 문묘제례 시연과 문묘제례악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문묘제례악 연주에는 평소에 볼 수 없는 국악기가 많이 등장했지요. 특히 음악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축, 끝을 알리는 어와 훈, 소, 금, 슬 등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그리고 조선 세종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는 “노도(路鼗)”라는 악기도 있었는데 이 악기는 선농(先農)·선잠(先蠶)·우사(雩祀)·문묘(文廟) 등의 제사에 쓰였으나, 지금은 공자(孔子)의 신위를 모신 문묘제례(文廟祭禮) 때만 헌가(軒架)라는 음악에 편성됩니다. 노도는 길이 33.6cm, 지름 15.4cm의 작은 북통 2개를 서로 엇갈리게 긴 장대에 꿰어 세웁니다. 장대의 꼭대기에는 활짝 핀 연꽃을 올려놓았고 연꽃 위는 날아갈 듯한 새 한 마리를 얹어 장식하고 있지요. 또 북마다 양쪽 허리에 가죽끈을 길게 매달아 자루를 돌릴 때마다 끈이 북에 부딪혀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이 악기의 특징입니다.
소리도 신비롭고 모양도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 악기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더니 이제는 특별한 공연 아니면 구경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늦었지만 '노도' 같은 우리의 사라진 악기들을 찾아내어 우리의 삶을 살찌우는 악기로 곁에 두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