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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7년 4월에 훈련소에 입소를 하였습니다. 유신시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생 때 문무대와 전방입소를 경험했기에 낯설지 않은 풍경 속에 군가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때나 35년이 지난 지금이나 그 군가 중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난히 “싸나이!!”를 강조하는 가사들입니다. 아예 군가 제목으로 “멋진 사나이” “팔도 사나이”가 있고 가사 내용으로는 ‘사나이 기백으로 오늘을 산다.’ ‘사나이 한목숨 무엇이 두려우랴!’ 등등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분명히 여군이 있는데 여군들은 이런 군가들을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합니다. 또 여성이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여군이 많은 중국이나 북한 다른 나라의 군가 가사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군가 가사에 유난히 ‘반공, 멸공’이라는 단어가 많습니다. 우리 국군은 공산당이 없어지면 존재 이유가 없어지나요? 지금 현재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지만 이러한 분단 상황이 몇 년이나 갈까요. 또 북한을 지금처럼 철천지원수로 취급하면 통일은 언제나 될 수 있을까요? ‘세계의 경찰’을 자부하는 미군은 어떤 내용의 군가를 부를까요? 궁금합니다. 공산주의를 때려잡는 국군보다는 우리 민족과 우리나라를 위한 국군에 관한 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의 본분은 전쟁 억제력에 있고 그 원천은 물리적인 화력보다 정신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신력은 ‘국가관과 미래관에 뿌리를 둔 안보관’에 달렸다고 봅니다. 저는 민족사에 있어서 한국전쟁보다 더 비극이고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랍이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몇 천 년 전의 사건을 잊지 말자고 해서 추도일이 되면 칼, 철편, 쇠사슬 등으로 자신의 몸을 찌르고 피를 내면서 거리를 행진합니다.
만약 조선 조정에서 임진왜란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원인과 이유를 잊지 않았다면 삼전도의 치욕도 없었을 것이고 경술국치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경술국치일을 기억하고 되새겨야겠습니다.
그래 제안을 하겠습니다.
1)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해서 독립운동을 하신 조상의 숭고한 뜻을 이어 우리 국군 훈련소에서 ‘독립군가’를 가르치고 보급 해야 합니다.
2) 일본 식민지 시절을 잊지 말자는 군가를 만들어서 보급해야 합니다.
3) 남자 위주의 군가 가사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독자 허기회 / 서울 사당동 청담한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