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우리 겨레를 상징하는 나무입니다. 조선시대엔 소나무집에서 태어나서 소나무와 함께 살다가 죽어서는 소나무 관에 들어가는 삶이었습니다. 이 우리의 소나무를 일본인들이 먼저 알린 탓에 세계에 '일본소나무(Japanese red pine)'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본인들은 척박한 땅에 자라는 소나무를 보고, 한국의 운이 다했다는 억지 논리를 폈는데, 이는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는 소나무의 질긴 생명력을 모르는 소치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이상재선생은 일본의 거물정치인이 집을 찾아왔을 때,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편 뒤 '우리 응접실'에 앉을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오자키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에 가서 무서운 영감을 만났다. 그는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라 몇 백 년 된
소나무와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일본인들의 망언이 극에 달한 지금 이상재 선생의 기개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