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계보 이야기

2013.09.15 12:18:03

순창(淳昌)과 동편제(東便制) 판소리 1

[그린경제=양병완 기자]  판소리는 소리꾼 혼자서서 몸짓을 해가며 소리와 언어로 판소리 12바탕을 적벽가(화용도), 수궁가(별주부가, 토끼 타령), 춘향전(성춘향가), 흥부가(박타령), 심청가(심봉사타령), 변강쇠 타령(가루지기 타령), 배비장 타령(애랑가), 옹고집가(옹고집 타령), 장끼타령(까투리 타령), 강릉 매화가(강릉 매화타령), 무숙이 타령(왈자 타령), 가짜 신선가(가짜 신선타령)를 이야기로 엮어나가는 대한민국 전통(傳統) 음악의 한 갈래이다.  

판소리라는 어원(語源)은 판을 짠다하여 소리, , 놀이 등을 짜서 벌이는 판놀음에서 연유(緣由)된 언어(言語)이다. 판소리를 하는 창자(唱者)를 옛날에는 창우, 가객, 소리꾼이라고 불렀다. 득음(得音)의 경지에 오른 소리꾼을 명창(名唱)이라고 부른다.  

나라에서 인정을 받으면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어 판소리꾼 옆에 앉아서 소리 북을 치면서 추임새를 해주는 사람을 고수(鼓手)라고 한다. 소리꾼이 노래하는 것을 소리”, 사설조(辭說調)로 말을 하는 것을 아니리”, 부채를 들고 사설의 내용을 표현하는 몸짓을 발림이라고 하여 이러한 세 가지를 판소리 3요소(要素)라고 한다. 판소리가 벌어지는 대목을 소리판이라고 하였으며, 판소리가 벌어지는 장소(場所)소리청이라고 하였다 

   
▲ 지리산 동편제 국악인 공연 장면

조선시대(朝鮮時代) 순조(純祖)시대에는 판소리 열 두 마당이 모두 공연(公演)되었으나 지금은 여섯 마당만 계승(繼承)되고 있어서 나머지 여섯 마당을 하루 속히 복원(復原)해야만 할 것이다. “마당이란 소리, , 놀이를 헤아리는 것으로 한판 논다”, “한바탕 논다”,또는 바탕이라고 한다. 판소리는 지구촌인 세계에서 오직 대한민국에 하나 밖에 없다.  

판소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귀중한 문화유산(文化遺産)임이 분명하다. 판놀음에서 놀이꾼들이 여러 가지 놀이를 벌이는 동안에 소리광대가 재담(才談)도 하며 기나긴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묘미(妙味)와 흥분(興奮)을 느끼기도 한다. 판소리는 소리의 장단, 아니리, 발림 등의 서사(敍事) 무가(舞歌)의 공연형태를 응용하기도 한다. 조선시대 숙종(肅宗) 시대에 판소리는 최고의 절정에 도달하여 소리꾼들은 조선 방방곡곡에 이름을 날리면서 인기를 누렸다.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로 나누어진다. 판소리에서 계속성의 측면을 가리키는 용어에는 바디가 있다. “는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지만, 가장 보편적인 수준에서는 전승 계보를 가리킨다. “바디받다에서 나온 말로 생각되며, 역시 전승 계보와 관련하여 쓰이는 용어이다.  

다만 에 비하여 바디는 좁은 범위로 한정되어 있어서, “속에 여러 가지의 바디가 존재한다. 판소리 ()”에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가 있다. 동편제에는 19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남원 운봉 출신의 송흥록 명창, 충청도 양반 출신으로 전북 여산에서 말년을 보낸 정춘풍 명창, 전북 순창 출신으로 19세기 후반 고창 신재효의 사랑방에서 판소리 사범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세종 명창 등 세 사람의 계보가 있다. 이들 계보를 현재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계보 상황을 중심으로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 송만갑 명창이 쓰던 판소리북(김용근 소장)

첫 번째 동편제 계보

   
▲ 첫번째 동편제 계보

유성준 바디는 [수궁가][적벽가], 김정문 바디는 [흥보가], 박봉술 바디는 [적벽가], 박초월 바디는 [흥보가], 김소희 바디는 [춘향가]를 주로 전승하였다. 이 중에서 김소희 바디 [춘향가]는 극히 일부에서만 송만갑 바디를 계승하였다.  

두 번째 동편제 계보

   
▲ 2~5번째 동편제 계보

전춘풍 바디는 (적벽가)만을 전승하였다 
김세종 바디는 (춘향가)만을 전승하였다.

 소편제는 19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순창 출신 소리꾼 박유전 명창으로부터 전승되는 계보를 가리킨다. 이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 서편제 계보

김창환 바디는 (흥보가), 김채만 바디 중에서 계통은 (적벽가), 박동실 바디는 (심청가), 정정렬 바디 중 김여란으로 이어진 계보는 (춘향가), 정응민 바디는 (심청가)를 주로 계승하였다 소리는 송흥록 명창의 매제였던 강경 출신의 김성옥 명창의 소리 계보를 가리키는데, 일제 강점기를 끝으로 전승에서 탈락했으며, 많은 변화를 입은 채 부분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중고제 계보
 

   
▲ 중고제 계보

중고제 소리는 주로 [춘향가], [심청가], [적벽가]가 전승되고 있었는데, 박동진 명창에게 이어진 소리는 [심청가]이며, 다른 소리는 부분적으로 전승되는 한두 대목을 제외하고는 전승이 끊어졌다. 

판소리 중에서 비장(秘藏)한 대목의 확장은 양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서사적인 관심에서 벗어나서 서정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한국적인 판소리에서만 맛이 힘있게 솟아나는 부분이다. 서양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판소리 보통 부분과 비통(悲痛)하고 애절하다 못하여 처절함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은 서양 음악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오직 한국의 판소리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점이 아닐 수 없다. 계승되어 오고 있는 판소리 중에서 가장 비통하고 애절하여 널리 잘 알려져 있는 대목이 춘향가중 쑥대머리이다.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마재마을 출신 서편제 박유전 명창의 제자 임방울 명창이 가장 애창하였다는 춘향가중 쑥대머리이다.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아니리>난향이 무색허여 가져갔던 주안을 먹는체 권하는체 허망하게 돌아가고, 춘향이 홀로 앉아 울음으로 세월을 보낼 적에, 춘향형상 살펴보니 꼭 요러허겄다.

   
▲ 백장암 삼층석탑

 <소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寂寞)
옥방(獄房)의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 후로
일장수서(一狀手書)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父母) 봉양(奉養)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술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秋月)같이
번뜻이 솟아서 비취고져,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에 잠 못 이루니
호접몽(好蝶夢)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어
이 사정으로 편지(便紙)헐까,
간장(肝臟)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畵像)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梨花一枝春帶雨)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夜雨聞鈴) 단장성(斷腸聲)
빗소리만 들어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엽락시(秋雨梧桐葉落時)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 연()캐는 채련녀(採蓮女)
채룡망태에 뽕따는 여인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이라,  

뽕을 따고 연을 캐니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겄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옥중 장혼이 되거드면
무덤 근처에 섰는 나무는
상사목(想思木)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섰는 돌은
망부석(望夫石)이 될 것이니
생전(生前) 사후(事後)
이 원통(怨痛)

알아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퍼버리고 앉아 슬피 운다.

   
▲ 백장암 삼층석탑의 주악비천상 부분

양병완 기자 ybw26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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