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축음기 '틴포일 1호'를 보러가자

  • 등록 2014.06.09 12: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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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참소리 축음기 오디오 과학박물관” 관람기

[그린경제/얼레빗=이한영 기자]  우리는 나팔 앞에 앉아 있는 개 한 마리 사진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EMIVictor사에서 나온 음반에는 꼭 들어가 있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영국의 화가 프랜시스 바로가 그린 축음기 선전용 그림으로 제목은 'His Master's Voice'이다. 이 그림이 유명해진 것은 극작가 프랭크 시맨이 이 그림을 모티브로 애절한 이야기를 꾸며낸 덕분이다. “강아지 니퍼는 평소 주인과 함께 축음기 앞에 앉아 '무도회가 끝난 뒤'라는 곡을 즐겨 들었는데, 주인이 죽자 니퍼는 축음기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축음기에서 '무도회가 끝난 뒤'라는 곡이 나오면 축음기의 혼(horn)에 귀를 기울이며 주인을 기다렸다.”는 애절한 이야기 말이다. 

 

   
▲ 크루시 모델 틴포일(KRUESI MODEWL TINFOIL, 1877년 12월, 미국 U.S.A)에디슨과 그의 조수 크루시에 의해 1877년 멘로파크 연구소에서 제작된 최초의 틴포일 모델이다.(참소리박물관 제공)

   
▲ 영국의 화가 프랜시스 바로가 그린 축음기 선전용 그림 'His Master's Voice', 작가 프랭크 시맨이 이 그림을 모티브로 애절한 강아지 니퍼 이야기를 꾸며낸 덕분에 유명해졌다.

이 그림을 나는 강릉의 <참소리박물관>에서 또 보게 된다. 참소리박물관(관장 손성목)도 역시 니퍼 그림을 상징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참소리박물관의 정식 이름은 '참소리 축음기 오디오 과학박물관'이다. 다시 말하면 참소리박물관은 특히나 축음기에 관한 모든 것을 전시했다라고 할 만큼의 대단한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1800년대 뮤직박스부터 1900년대 초 축음기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담았던 기계들을 전시해 놓은 오디오 전문 박물관으로 출발하여, 현재는 발전기, 영사기, 전구 따위로 유명한 발명가 에디슨의 발명품들과 함께 명품 사진기들까지 전시하고 있다.  

나는 예전 서양 고전음악을 무척이나 즐겨 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때 비싼 오디오를 들여놓지는 못했지만 영국제 오디오와 스피커를 사놓고 오디오 잡지를 즐겨보며, 오디오 동호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적이 있었기에 다른 관람자들보다 더 큰 관심으로 돌아봤다 

 

   
▲ 각종 나팔축음기가 가득 전시되어 있다. 당시 축음기의 나팔이 크고 화려한 것은 소유자들이 이 나팔축음기를 과시용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 1800년대 만든 뮤직박스들, 사람이 손으로 돌려줘야 소리가 난다.
흔히 처음 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은 이 박물관이 축음기 몇 대 갖다 놓은 아기자기한 축음기 소품실이나 어느 호사가의 잘 꾸며진 거실 정도를 연상하기 쉽지만 일단 참소리박물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누구나 전시된 희귀한 오디오 기기 등을 보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우선 5,000여점이 넘는 어마어마한 소장품의 양은 물론 세계에서 한 두 점 밖에 없다는 전시품들의 가치가 이를 증명한다. 보통 사람들은 듣도 보도 못한 1800년 대 만들어진 뮤직박스는 물론 보통의 박물관 여럿을 꾸미고도 남을 만큼의 1900년 대 초에 발명된 축음기들로 관람객들은 압도당하게 된다. 특히 에디슨이 만든 세계 최초의 축음기 '틴포일 1'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1대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실린더형 축음기인 '아메리칸 포노그라프', 세계에 2대 밖에 없다는 동전 투입식 축음기인 '멀티폰' 따위를 보면서 음악을 좋아한다는 내가 이러한 박물관을 이제야 방문했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박물관의 큰 특징은 전시물의 양과 가치만이 아니라 누구나 박물관 학예사의 안내를 받으며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냥 돌아보는 것과 학예사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함께 실제 오디오 기기를 작동시켜 음악을 듣게 해주는 친절함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입장료 7,000원이 오히려 싸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 학예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듣는 관람객들

   
▲ 수집 1호기, 참소리박물관 손성목 관장이 6살 때 선물 받았다는 축음기, 이 축음기가 손 관장을 참소리박물관으로 이끈 계기가 됐다.

   
▲ 수집을 위해 태어난 사나이 손성목 관장 이야기

더구나 관람의 끝에 축음기레코드 모양의 원반형으로 설계된 본관 2층 음악감상실에서 음악감상의 호사를 누렸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음악감상실은 우선 세기의 명기로 이름을 날린 매킨토시 앰프와 천사의 목소리라 불리는 스피커 자디스를 통해서 두 곡의 음악을 설명과 함께 들을 수 있다. 최고의 박력 있는 저음과 섬세한 고음이 감상실을 황홀지경으로 만들어놓고야 만다. 

참소리박물관에는 축음기 말고도 1830년대에 쓰였던 트래몰로 만돌린 피아노, 1900년대 초 축음기를 선전하고 다니던 시트로엥 자동차, 세계 최초의 TV는 물론 60~70년대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라이카 금장카메라와 젠자브로니카 그리고 핫셀블라드 같은 명품 카메라를 볼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박물관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일반 7,000, 일반 단체 30명 이상 6,000, 중고생 6,000, 어린이 5,000원이다. 단체 예약과 문의는 033-655-1130~2로 하면 된다. 주변 관광지로는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 조선 말기 전형적인 사대부의 저택 선교장과 허균 생가, 경포대, 경포해수욕장 따위가 있다.

   
▲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들

 

   
▲ 전시관에는 60~70년대 사진작가들 꿈의 명기 라이카 금장카메라는 물론, 핫셀블라드, 젠자브로니카와 전설의 니콘시리즈도 전시되어 있다.

   
▲ 세기의 명기로 이름을 날린 매킨토시 앰프와 천사의 목소리라 불리는 스피커 자디스를 통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

   
▲ 참소리박물관 전경

이한영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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