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편안한 이웃의 얼굴을 닮은 '나한상"

  • 등록 2015.04.02 18: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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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원효암 나한전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위 사진은 의정부 도봉산 원효사의 천연 동굴  나한전에 있는 석상들이다. 한국의 사찰에 들러보면 많은 건축물들이 자기만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이름들을 살펴보면 어떤 건물은 ○○전, 어떤 건물은 ○○각 이라 현판이 붙어있다.

이처럼 건물에도 건물 나름대로 위계가 있어 그 이름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사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축공간은 부처님을 모신 건물로 사찰의 규모에 따라 건물이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지만, 그 이름만은 어느 건물이나 모두가 ○○전(대웅전, 극락전, 비로전, 미륵전, 대적광전 등등)이라고 이름하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이 아닌 보살상을 조각상으로 모신 건축물에도 역시 ○○전이라 하고 있는데 이런 건물로는 관음전 문수전 보현전 원통전, 나한전 등등이 있고, ○○각이라 이름붙은 건물도 있는데, 이는 부처님과 보살이 아닌 사람의 형상을 모시거나, 아니면 부차적인 건물이다. 그  ○○각   이라 이름하는 건물들을 살펴보면 삼성각, 칠성각, 산신각, 종각 등이 있다.

오늘 보는 의정부 원효사 나한전은 불교에서 부처남이나 보살의 위치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사람으로서는 많은 수련을 통하여 불보살의 버금가는 경지에 오른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을 모신 전각이다.
 
나한전의 조상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형상이 보통 우리네 사람과 흡사하고, 그 자세 또한 부처님이나 보살상들과는 달리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마치 철없는 어린아이들과 같은 자유분방한 모습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가 부처님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사람들로 불교를 믿는 승가에서는 숭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에는 수많은 제자들이 도를 체득하여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을 다 모실 수는 없는 것이라, 대표적으로 16아라한을 모시는 경우가 많으며, 그 범위를 넓혀 500아라한을 모시고 500나한전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의정부 원효사에는 아라한을 모신 건물을 따로 짓지 않고, 거대한 암반의 하부를 이용하여 천연동굴 아라한전을 조성하였다. 그 소박한 형태도 무척 인간적이고, 그 모습 또한 우리의 할아버지들처럼 다정한 모습들이라 친근감이 더 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의정부 원효사의 나한들은 그 수가 18이라는 것이 특이했다.

작고 잘생긴 모습으로 보이진 않아도 아라한의 경지라면 보살의 경지에 거의 이른 사람들로, 부처님 당시에는 부처님도 아라한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아라한의 경지라면 이제 깨달음이 성취되어 더 이상 윤회를 하지 않는 경지라고 한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
최우성 기자 cws01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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