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서울시의 친환경농장에서 농사를 짓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농장에 갔는데 농장주가 흥분해서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까닭을 물었더니 한 회원이 친환경농사라는 걸 잊고, 배추에 벌레 먹은 구멍이 났다며 버리고 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배추를 모두 가져다 맛있는 김치를 담가 먹었습니다.예전 농민들은 콩을 심을 때도 한 구멍에 세알씩 심었습니다. 한 알은 날아다니는 새를 위해, 한 알은 기어 다니는 벌레를 위해, 나머지 한 알만 자신을 위해 심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우리가 이젠 새고 벌레도 다 싫고, 나만 먹겠다는 생각으로 농약을 듬뿍 치기 때문에 더불어 죽는 길을 맞았습니다. 벌레가 먹을 수 있다는 건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건 우리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시장에 채소를 사러 가면 벌레 먹은 것을 찾아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