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래된 일본 과자점 관영당본점(寬永堂本店)은 긴테츠나라역(近鐵奈良驛) 바로 앞에 있다.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에 생긴 유서 깊은 과자점이다. 전국에 여러 지점이 있는 관영당 과자점은 간판에 창업 시기를 관영(寬永)이라고 써 두었는데 관영(寬永, 칸에이)이란 일본의 연호로 1624년에서 1645년 기간을 말하며 에도시대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과자점 안을 기웃거리자 단정한 옷을 입은 종업원이 상냥한 인사를 건넨다. 보기에도 군침이 도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도라야키(どら燒き)가 눈과 코를 자극한다. 도라야키는 밀가루, 달걀, 설탕을 넣어 반죽을 한 뒤 둥글납작하게 구워 두 쪽을 맞붙인 사이에 팥소를 넣은 일본과자를 말한다.
이 도라야키를 오사카와 나라(奈良)지방에서는 미카사(三笠)라고도 한다. 미카사란 과자 모양이 나라현의 미카사산(三笠山)과 닮은 데서 그렇게 부른다. 서양 과자점을 양과자(洋菓子)라고 한다면 일본 과자는 화과자(和菓子)이다. 그러고 보면 일본에는 관영당 같은 화과자점이 많다. 이곳에서는 카스텔라나 케이크 같은 양과자는 팔지 않고 대대로 화과자점 만의 독특한 전통 과자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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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긴테츠나라역(近鐵奈良驛) 앞에 있는 400년 된 일본 과자점 “관영당본점” |
과자도 다양하지만 포장도 독특한 게 많다. 관영당본점에서 나는 나라미카사(奈良三笠) 다섯 개들이 과자 1갑을 650엔 주고 샀다. 우리 돈 약 7000원 정도인데 어찌나 예쁘고 정성스럽게 포장했는지 뜯어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맛 또한 일품이다. 포장 단위도 5개, 10개, 15개들이 등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일본인들은 화과자 선물을 자주 한다.
우리나라도 유과, 약과, 다식 같은 전통 과자가 있긴 하지만 동네 빵집처럼 가까이에 이런 것만을 전용으로 파는 집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동네 편의점에 유과나 약과 정도는 팔고 있지만 어째 이것을 선물용으로 남의 집에 사가기에는 좀 부실하다. 포장 보고 물건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화과자점에 견주면 편의점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유과나 약과는 어째 초라하기조차 하다.
일본이 몇 백 년 동안 전통과자점을 이어오면서 서양 과자점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것은 화과자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일본 각지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숱한 화과자점들은 과자 하나에도 자긍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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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영당본점에 진열된 화과자 "도라야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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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고 먹음직스럽게 화과자가 진열된 관영당본점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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