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서울시는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를 국보로 승격 신청하고, 과거 시험의 참고서였던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을 보물 신청하고, 사경에 칠언시를 보탠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을 국가문화재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한국 고대사 연구의 기초사료 《삼국사기》
《삼국사기》는 1145년(인종 23)에 김부식(1074~1151)이 만든 정사(正史)로서 고대 삼국부터 남북국시대(통일신라)까지의 역사에 대해 기전체(통치자를 중심으로 각 시대의 주요한 신하와 인물의 전기, 제도와 문물, 경제 실태, 자연 현상 등을 분류하여 서술)의 형식으로 펴낸 것으로, 모두 5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사 연구의 또 다른 기초사료인 《삼국유사》는 이미 국보로 승격 지정된 반면에, 《삼국사기》는 ‘보물’로만 지정되어있다. 보물 723호 《삼국사기》는 완질본으로서 동일한 타 판본보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국보로서 승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문화재이다.
국내 유일 고려 ‘서적원’ 펴낸 책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중국 원나라때 유정(劉貞)이 편찬한 《삼장문선》은 과거시험의 답안을 모아놓은 것으로,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은 《삼장문선》 가운데에서 대책(對策)을 모아놓은 권5~6에 해당된다. 권5~6에는 1314년에서 1315년까지의 출제가 들어있으며, 1341년에 처음 펴냈다고 한다.
이번 보물 신청 문화재인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은 서로 다른 두 종의 판본 각 2책으로서, 고려시대의 구분과 조선시대의 신본으로 구분된다. 특히 고려시대의 구본은 책의 성격으로 보아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서적원(고려시대 책 출간기관)에서 펴낸 책임이 분명해 큰 의의가 있다.
또한, 동일한 권차의(권5~6)의 두 종류(구본, 신본)의 고판본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하는 것이므로 국가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경에 칠언시를 보탠 대연의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은 대연(大淵)이 주도하여 완성한 사경의 하나이다. 사성기록에 완성시기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이 사경의 뒷부분에 “나옹화상시중”(懶翁和尙示衆, 나옹화상이 대중에게 보이심)”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나옹(고려 말기의 승려, 1320~1376)의 말년 또는 그 이후, 곧 여말선초인 14∼15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경의 구조를 보면, 사경의 앞뒤 표지에는 세로로 세 개의 연꽃 무늬가 있고, 앞표지의 가운데에는 위패모양의 세로로 긴 방형 안에 개법장진언과 《범망경보살계품》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다.
표지를 펼치면 금니로 그려진 변상도가 있는데, 정면향의 노사나불을 중심으로 세 여래가 묘사되어 있고, 위로 광명이 뻗어 나가고 있는 세 여래의 사이에는 성중(聖衆)들이 합장 배례하고 있다. 변상도 다음에는 비구와 비구니들이 지켜야 할 계율들과 구마라습이 번역한 본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이 사경을 만드는데 주체적인 역할을 한 대연이 자신이 느낀 바를 내용 순서대로 계경(戒經), 시중(示衆), 발원(發願), 축상(祝上) 등의 제명(題名)으로 술회한 칠언시로 나타낸 점이 특이하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이번 국가문화재 신청으로 서울시에 소재한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더 드높이고자 하며, 나아가 서울시의 문화재를 제도적으로 다양하게 보존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하여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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