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속풀이가 100회를 맞았다.
그동안 이 난에 국악 관련 내용들을 조금씩 소개해 드렸는데, 속풀이는커녕, 겉풀이도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이다. 가곡과 시조, 가사에 관한 이야기도 했고, 정악과 민속악은 자전거의 앞뒤바퀴와 같은 관계라는 이야기, 농악은 한국인 신명의 뿌리라는 이야기, 한국의 무형문화재 정책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또 국악과 서양음악은 서로 다른 것이 특징이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벽파 이창배와 경서도 민요, 관악기의 피리, 대금, 단소 이야기와 현악기 거문고 관련 이야기 등을 이 난에 소개하였다. 그 동안 재미없는 내용들을 열심히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한다. 그리고 간혹 질의나 이견에 일일이 답장을 못해 드린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
국악속풀이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시작한 글은 <추임새에 인색한 세상>이었다. 그래서 이번 100회의 제목은 <추임새에 인색하지 않은 세상>으로 정해 보았다.
평소에도 필자는 남을 칭찬하자는 말을 자주 하는 편으로 주위 사람들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특히 무대 위에 올라있는 사람들에게 추임새가 얼마나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상대를 추켜세우는 추임새야말로 우리 사회를 따듯하고 선하게 만들어 가는 요소라는 점을 강의할 때나 대화를 나눌 때 자주 강조하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남을 믿고 신뢰하고 격려하며 칭찬하기 보다는 어찌하던지 흠을 잡으려 하고 약점을 크게 보려고 하는데 익숙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의 태도가 그렇게 보일 때가 많다.
비록 최선을 다 한 결과에 설사 만족치 못한다 하더라도 더 잘 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말자는 의미의 추임새는 남을 위하고 또한 나를 위해서도 결코 아끼거나 인색해서는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추임새가 인색한 세상으로 만들지 말자고 주장하고 싶다. <추임새에 인색하지 않은 세상>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인터넷에 떠다니는 글 중에서 재미있게 읽은 대목이 생각난다.
어떤 이가 석가모니를 찾아가 호소를 하였다.
"저는 하는 일 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터리인데,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무엇을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산이 없다 해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즉 무재칠시(無財七施)는 있는 법이란다"
“가진 것이 없어도 남에게 줄 수 있는 7가지, 무엇 무엇입니까?”
첫째 화안시(和顔施)이다.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일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둘째는 언시(言施) 곧, 말로서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부드러운 말을 하라는 것이다. 곧 추임새를 아끼지 말라는 주문인 것이다. 셋째는 마음의 문을 열고 항상 따뜻한 마음을 주도록 하라는 심시(心施)이다.
이어서 넷째는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듯이 눈으로 베풀도록 하라는 안시(眼施)도 있다. 그런가하면 남의 짐을 들어준다거나 남의 일을 도우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라는 신시(身施), 내 자리를 내주어 남에게 양보하는 것을 즐겨하라는 좌시(座施), 굳이 묻지 않고도 상대의 속을 헤아려 도와주도록 하라는 찰시(察施)등도 있다.
이 중 둘째의 언시가 추임새를 강조한 말이라 하겠다. 남을 격려하거나 칭찬하는 추임새를 못 할 입장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물어야 한다. 상대의 뒤에서 욕을 하거나, 습관적으로 험담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비수를 꽂는 듯한 막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막말이란 상대에게 보내는 최후의 메시지이다.
막말로 인해 잃은 신뢰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는다고 한다. 막말 후에 설령, 서로 화해가 되었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을 앙금이 가슴깊이 남게 되어 진정한 화해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막말로 헤어진 부부들은 설령 화해가 되어 재결합을 한다고 해도 그 막말 때문에 서로를 경계하고 평생을 살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쏘아버린 화살, 땅에 쏟아버린 물, 그리고 입 밖으로 튀어 나간 말 한자리, 이들은 다시 원상회복이 안 되는 것이다. 화가 난다고 남에게 함부로 욕하고 험담하는 말은 주어 담기가 불가능하다.
<추임새에 인색하지 않은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속풀이 독자 여러분들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추임새가 넉넉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자고 권하고 싶다.
* 3월 21(목) 13;00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삼성동 2호선 선릉역 부근)에서는 한국전통음악학회(회장 서한범)가 주최하는 판소리에 관한 학술대회와 최정상급 명창 김수연과 강경아를 비롯한 그의 제자들이 펼치는 무료공연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날 함께 하여 추임새의 위력을 느껴 보시면 어떨까요?(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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