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씨 표절, 일본서는 도작(盜作)이라 보도

  • 등록 2015.06.18 23: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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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일본 언론들이 신이 났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신경숙씨가 미시마유키오의 소설을 도작(盜作)했나?”라든가, “신경숙씨 도작(盜作) 의혹 전면부정 ‘읽은 적도 없는 책’”이라는 제목으로 18일 하루 종일 일본 언론은 시끄러웠다.

 한국에서는 표절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도적질이라는 뜻으로 도작(盜作)이라고 한다. 물건을 훔치는 도적질도 나쁘지만 피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써내려간 창작의 산물을 말없이 슬쩍 훔쳐 자신의 작품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를 일본에서는 질나쁜 ‘도둑질’로 보고 있는 것이다.

   
▲ 일본 언론이 신이 났다. 신 작가는 왜 그런 빌미를 준 것일까?

 기자도 어제 방송을 보니 신경숙씨 본인은 ‘미시마의 그런 책을 읽은 적이 없다’고 하던데 그말 그대로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보도를 인용하여 신경숙씨의 ‘도작(盜作)’ 습관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기사를 쓰고 있다. 정말 낯 뜨거워 읽기 민망하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최고의 소설가가 일본 극우파의 소설 나부랭이나 도적질하고 있었다니 창피를 넘어 자존심마저 상하는 노릇이다.

 가뜩이나 아베정권의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파들의 극단주의를 우려하는 상황인데 한국의 최고의 작가라는 사람이 역사적, 민족적 자존심도 팽개치고 한가하게 책장이나 넘기면서 극우파든 깡패든 상관없이 자신의 작품집에 골라다 쓸 문구나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신경숙씨의 그런 글쓰기를 옹호하고 나선 창비사 역시 독자들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듣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국 문단의 치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제 아무리 천재작가라 해도 남의 좋은 문장은 탐낼 수 있지만 자신의 작품 속에 스리슬쩍 훔쳐다 태연하게 싣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어떤 무명작가의 글이라도 끝내는 모두 알게 되는 법이며 하물며 유명작가의 글은 말 할 것도 없지 않는가!

   
▲ 한국에서는 표절, 일본에서는 도둑질했다는 뜻의 도작(盜作)이라고 보도

왜 창작의 끈을 바짝 조이지 않고 남의 글을 도작(盜作)하여 구설수에 오른단 말인가!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번번이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일이다. 신이난 일본 언론을 보고 있자니 더 부아가 치민다. 신경숙씨는 공인으로서 이번 일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일본 언론이 비아냥 거리지 않도록 말이다.

<미시마유키오는 누구?> 

미시마 유키오(三島 由紀夫 1925-1970)라고 하면 극우파 작가로 할복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일본에서는 태평양 전쟁 패전 뒤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금각사, 金閣寺》이며, 이번에 신경숙씨가 도작(盜作)했다는 《우국》(憂国), 《풍요의 바다》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그는 만년에 정치적인 경향이 강해져 자위대(自衛隊)에 체험 입대하는가 하면, 민병(民兵) 조직인 「방패모임(楯の会)」을 조직하여 활동하였다. 1970년 45살의 나이로 이른바 극우파 에토 고자부로(江藤小三郞)의 자결에 자극받아 방패모임 대원 네 명과 함께 자위대 주둔지 찾아가 동부방면총감(東部方面総監)을 감금하고, 막료 여러 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사무실 앞에서 발코니 연설로 쿠데타를 일으키자는 연설을 하고 5분 뒤에 할복자살하였다.  

 

전수희 기자 rhsls6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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