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동화 벽화 일색인 송월동 동화마을

  • 등록 2015.07.28 09: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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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어린 시절 우리의 흥부놀부나 콩쥐팥쥐보다는 서양의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이야기에 더 호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50대들에게 서양의 이런 동화는 결코 낯설지 않은 주제다. 그런 세대가 커서 동화책을 만들어서 그런지 서점에 나가 보면 우리의 동화는 세련되지 못한 삽화를 넣은 '전래 동화’라는 이름으로 진열대 중앙에서 밀려나 있고 그 대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중앙에는 화려하기 짝이 없는 미녀와 야수니 겨울왕국 같은 화려한 책들이 자리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언제부터인지 우리들 마음 속의 ‘동화’는 ‘서양의 동화’였다. 그것을 잘 말해주는 ‘동화마을’이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과 맞닿은 송월동 동화마을이 그곳이다. 정확하게는 인천시 중구 송월동으로 이곳은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재개발 대상 지역이었지만 철거가 아닌 보존, 개량 방식으로 재개발 하여 마을 골목과 담장에 동화 속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동화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지난 25일에는 이곳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송월동 동화마을 축제’가 열렸다. 기자는 축제가 열리기 며칠 전에 동화마을을 둘러보았는데 하마터면 개발의 이름으로 헐릴 뻔한 마을이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되어 있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딱 좋은 색색깔의 꽃이 담장에 하나 가득 그려져 있는가하면 한동안 인기를 누리던 겨울왕국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에 나오는 인물 벽화가 곳곳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는 아이스크림 집이랑 잡화점도 보였는데 상점 간판은 영어로 써 있는 곳이 많았다.

의식하고 둘러보니 ‘송월동 동화마을’은 미국의 디즈니랜드를 모델로 만들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로 벽화로 그린 그림들이 하나같이 서양동화에 나오는 캐릭터 일색이다. 코흘리개 어린이와 손잡고 들른 디즈니랜드를 지향(?)한 벽화 일색의 동화마을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세상은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동화만을 그려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서양동화를 그리되 우리 동화도 곳곳에 그려 두어 어린 시절부터 편향되지 않은 감각을 길러주면 좋으련만 송월동 동화마을은 축소판 디즈니랜드를 닮으려는 것만 같아 썩 기쁘지는 않았다.

 

전수희 기자 rhsls6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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