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이번 전시는 예술가가 작품을 ‘만든다’는 접근보다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귀 기울이며 그것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작품은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에 주로 나타나는데 이는 서구의 미니멀리즘, 아르테 포베라, 일본의 구타이, 모노하 등 국제적 조류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우리 미술에서는 표현 행위가 억제되고 가능한 자연 상태 그대로가 제시되거나 최소한의 형태로 보여지는 등 보다 직관적인 작품들이 제시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의 무한함 속에 인간 존재를 자각하고 의도된 행위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오히려 사물의 물질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작품들이 제작되었다. 이 작품들에서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며 정신성을 강조하는 한국적 미의식이 반영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사물’이란 자연 및 인공물을 포함한 물질에 대한 총칭이며 ‘소리를 듣다’는 표현은 사물 고유의 존재성이 부각될 수 있도록 작가의 의도가 최소한으로 개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은엽, <밤과 낮>, 198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곧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에서 사물이 생성되는 시간성과 자연의 순리, 순환을 내포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전시를 통해 주변의 사물들이 예술의 영역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또한 제시되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 전시장을 둘러보며 그 작품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2015.06.23 - 2015.09.29
- 장소 제 1원형전시실
- 작가 28명
- 작품수 72점
- 주최 /후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관람료 무료
문의:02-2188-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