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용주사의 가을 하늘은 푸르고 높았다. 조선의 정조임금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2015 화성 정조 효문화제’ 가 어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화성시문화재단 주최로 융릉, 건릉, 용주사, 효행박물관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활짝 열린 용주사 일주문 앞마당에는 죽간만들기, 대나무 활만들기, 전통 목검만들기, 전통 탈만들기 따위의 각종 체험 행사와 예절교육체험, 전통민속놀이 체험, 궁궐옷 입고 사진 찍기(어좌 포토존) , 가훈써주기 등 각종 체험마당이 열려 어린이를 데리고 온 가족 단위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
||
▲ 정조대왕과 함께 사도세자, 혜경궁홍씨를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다. |
![]() |
||
▲ 한지등 만들기, 전통탈 만들기, 천연향초 만들기 체험도 보인다. |
![]() |
||
▲ 한 어린이가 전통탈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
‘2015 화성 정조의 효가 꽃피다’ 주제로 열린 첫날 행사 가운데 볼만한 것은 오후 2시부터 펼쳐진 정조대왕의 능행차였으며 이어서 융릉에서는 제향도 이어졌다. 아울러 이번 잔치의 문화제 연계 행사도 풍성한데 화성문화어울림마당(10월 1일~ 10월 2일), 화성사생대회(10월 3일), 전국백일장(10월 3일), 대한민국 정조대왕 휘호대회(10월 3일), 정조대왕 바둑대회(10월 3일~4일)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곁들이고 있다.
가을바람이 제법 살랑대는 가운데 용주사 일주문을 들어서니 고사리 손으로 그린 정조대왕 모습의 그림들이 유리 액자에 전시 되어 있다. 혜경궁 홍씨와 세도세자 그리고 궁궐의 가족을 표현한 그림들도 눈길을 끈다.
“사람이 하기 쉽고 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성내는 것이 가장 심하다. 가령 성질이 날 때에 사리를 살피지 않고 성질을 부리고 나면 화가 더욱 치밀어 일을 도리어 그르치니 성질이 가라앉은 뒤에는 후회스럽기 그지없다. 비록 수양하는 공부는 없지만 언제나 나는 이런 점을 경계하고 있다. 어쩌다가 화가 나는 일을 만나면 반드시 화를 가라앉히고 사리를 살필 방도를 생각하여 하룻밤을 지낸 뒤에야 일을 처리하니,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 |
||
▲ 전통활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 |
![]() |
||
▲ 투호 던지기에 재미붙인 한 어린이 |
![]() |
||
▲ "우리집 가훈 만들기" 마당에서 가훈을 받고 있는 어린이 |
이는 정조임금이 한 말로 그의 파란만장한 생을 엿보는 듯 해 가슴이 찡하다.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그래서 누구보다도 더 “효”에 대한 갈망이 컸을 듯하다.
그래서 그는 해마다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화성을 방문했다. 이것이 바로 ‘정조의 화성 능 행차’였으며 외롭게 죽어간 아버지를 홀로 둘 수 없어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바로 곁에 묻혔다.
융ㆍ건릉 가까이에 있는 용주사도 정조의 효심이 서려 있는 곳이다. 용주사는 당초 신라 때 창건됐으나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성으로 옮기면서 이 절을 다시 일으켰다. 화성의 융ㆍ건릉과 용주사는 비운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그의 아들 정조의 애달픈 사연이 깃든 곳인 동시에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효심을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주제를 널리 알리고자 화성시는 해마다 ‘정조 효 문화제’를 열고 있다.
![]() |
||
▲ 정조대왕효바둑대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바둑을 두고 있다. |
![]() |
||
▲ 뙤약볕에 종이모자를 만들어 쓰고 바둑 삼매경에 빠진 여성들 |
![]() |
||
▲ 공룡화석 발굴체험장에도 사람들이 몰려있다. |
이번 행사는 왕세자 입학례, 탬플버스킹, 용주사합창제, 마당극 ‘효녀 심청’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조대왕의 효”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으며 특히 3일 저녁 7시에는 용주사 메인무대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개막공연이 펼쳐지며 4일 저녁 6시에는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과 안숙선 명창이 출연하는 폐막공연이 이번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문의:031-8015-8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