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에 임금의 지시에 의해 국가사업으로 만들었던 칼 사인검(四寅劍)이 있습니다. 이 사인검은 12간지의 인(寅)이 4번 겹치는 때 곧 호랑이해인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를 택해 12년 마다 벼리었습니다. 그것은 호랑이의 위력을 빌려 사악한 귀신을 물리침으로써 왕실과 궁중의 안전을 꾀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사인검은 칼 몸 한 면에 <사인검>을 포함한 27자의 한자가 금(金)상감 되어 있고, 다른 한 면에는 191개 별자리가 역시 금상감 되어있는 보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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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인검(四寅劍),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소장 |
사인검 말고도 인(寅)이 세번 겹치는 때 만든 삼인검, 두번 겹치는 때 만든 이인검도 있는데 이를 모두 “인검”이라고 합니다. 이 “인검”은 중국이나 일본 어디에도 없는 우리 겨레 고유의 칼이지요. 사인검이 임금이 전장에 나가는 장수에게 하사하기 위하여 만든 칼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임금이 내려준 칼 가운데 사인검이 있을 수 있지만 일부러 출정하는 장수를 위해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사인검(四寅劍)은 전례에 따라서 만든다고는 하나, 다만 재앙을 물리치기 위한 것으로 좌도(左道, 유학에 어긋나는 사교)에 관계되니, 참으로 쓸 데 없는 물건입니다. 이 같은 흉년을 당하여 장인을 많이 모아 여러 달 동안 다듬어 만들므로 참으로 낭비가 많으니, 무익한 것을 만들어 유익한 것을 해치지 않는다는 뜻에 매우 어그러집니다.” 위는 《중종실록》 37년(1542) 4월 27일 기록입니다. 이렇게 사인검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재정이 들어가고 많은 사람이 몇 달 동안 일을 해야 하기에 흉년 같이 어려운 때에는 반대하는 신하가 있으면 벼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