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제석사 폐기유적, 백제 악귀상 출토

  • 등록 2016.07.12 11: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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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오후 2시 일반인 대상 현장설명회 열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익산 제석사지(사적 제405) 폐기유적 발굴조사 결과 천부상(天部像)과 나한상, 그리고 악귀상이 출토되었다.

* 천부상(天部像): 여래, 보살, 명왕에 이어 최하위에 놓인 존상의 총칭


 

출토된 천부상은 머리 부분의 파편만 남은 상태로, 살짝 다문 입술, 지그시 내려가 가늘게 뜬 눈매, 길게 늘어진 도톰한 귓불, 살짝 두툼한 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나한상(羅漢像) 혹은 불제자(佛弟子)로 추정되는 2점은 지그시 감으면서 강인한 느낌을 주는 눈매, 두툼한 코, 둥그스름한 정수리가 잘 표현되어 있어 흥미롭다. 또 악귀상(惡鬼像)은 동그랗게 뜬 채로 옆을 응시하는 눈, 살짝 들린 들창코, 야무지게 다문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 이빨와 송곳니 등이 잘 표현되어 있고, 머리와 뺨, 턱까지 온통 털로 덮여 있으며 눈동자에 유리질이 남아 있다.

 

특히 악귀상에 대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기존에도 악귀상이 출토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나온 유물은 사람보다 동물 느낌이 난다는 점이 예전 출토품과 다르고, 눈에 유리가 남아 있는 것도 독특하다."고 말했다.

 

제석사(帝釋寺)는 백제 무왕이 도읍을 익산으로 옮길 계획을 추진하면서 왕궁 부근에 창건한 절로,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서 정관(貞觀, 중국 당 태종 연호) 13(기원전 639) 벼락으로 인하여 불당(佛堂)과 칠층탑(七級浮圖), 회랑과 승방(廊房)이 모두 불탔다는 기록이 있어 7층 목탑, 불당, 회랑(回廊), 승방 등을 갖춘 왕실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觀世音應驗記: 중국 남조 시대 때 관세음신앙에 대한 책 3권이 발간되었으며, 12세기 일본 교토의 청련원(靑蓮院)에서 이 3책을 묶은 필사본 끝에 백제 관련 기사가 있음 


 

 



현재 발굴 중인 폐기유적은 제석사에서 불에 탄 기와나 벽체 등 건축 부재와 절에 모셔진 소조 불상조각들을 버린 곳으로, 남북 32.4m, 동서 28m의 규모이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이뤄진 시굴조사를 통해 흙으로 구운 소조불보살천부(天部), 악귀(惡鬼)동물 등의 소조상과 연화문 수막새 등이 출토되어 백제 후기의 불교미술과 건축 등 백제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던 곳이다.

이들 유물들은 형태나 문양, 제작기법의 측면에서 중국 낙양 영령사(永寧寺), 부여 정림사지(定林寺址), 일본 가와하라데라(川原寺) 출토품과 비교해 볼 때 백제를 중심으로 한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문화교류 양상을 밝힐 수 있는 유용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회칠이나 채색 흔적이 남아 있는 벽체조각, 흙벽돌 등 다양한 건축부재가 출토되어 고대건축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13일 오후 2시 개최되는 발굴현장 설명회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836-9027/왕궁발굴팀)로 문의하면 된다.

* 발굴현장: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산 28-4 일대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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