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다"와 "카탈스럽다" 그리고 "걸판지다"

2017.04.05 11:54:57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까다롭다'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과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건이 까다롭다, 손질이 까다롭다, 까다로운 손님, 성격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선생님'처럼 씁니다.

 

흔히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으로 쓸 때는 '까다롭다'를 쓰고,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에는 '까탈스럽다'를 써서 두 가지 낱말의 뜻을 달리 썼습니다. 그러나 사전에서 '까탈스럽다'를 찾아보면 '까다롭다'의 잘못이라고만 나옵니다. 사전이 사회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201612'까탈스럽다''까다롭다'와 뜻이 조금 다른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기존의 표준어와 어감과 느낌이 달라 표준어로 인정한 거죠.

 

기존 표준어인 '까다롭다'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두루기에 순탄치 않다.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

이고,

새로 추가된 표준어인 '까탈스럽다'

조건, 규정 따위가 복잡하고 엄격하여 적응하거나 적용하기에 어려운 데가 있다.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러워 맞춰 주기에 어려운 데가 있다

로 조금 다르긴 합니다.

 

까다롭다/까탈스럽다와 비슷한 낱말이 거방지다/걸판지다입니다.

 

흔히 "매우 푸지다"는 뜻을 말할 때 '걸판지다'고 합니다.

음식 따위의 가짓수가 많고 푸짐할 때 '걸다'고 하는데,

'걸다'와 일이 벌어진 자리를 뜻하는 ''을 합쳐 '걸판지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쓰는데, 사전에서 '걸판지다'를 찾아보면 '거방지다'의 잘못이라고 나옵니다.

사전이 언어생활을 따라가지 못한 거죠.

이를 바로 잡고자 작년 말에 '걸판지다'를 사전에 올렸습니다.

매우 푸지다는 뜻과 동작이나 모양이 크고 어수선하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거방지다'와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뜻이죠.

 

어제저녁에도 걸판지게 마실 자리가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숙직을 서느라 가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거방진 자리가 있는데...


성제훈 기자 jhsung@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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