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2017.07.08 11:24:00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요즘 뉴스에는 영국에 사는 한 꼬마의 희귀병 이야기가 나오네요.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에 걸린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의 치료를 중단한다는 내용입니다.

 

희귀병... 아마도 그 어린아이에게는 결코 희귀병이 아닐 겁니다.

'희귀'"드물어서 특이하거나 매우 귀함."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희귀병'이라고 하면 "드물어서 특이하거나 매우 귀한 병."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이 드물어서 특이한 것은 맞지만, 귀한 것은 아닐 겁니다.

 

'희소'"매우 드물고 적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굳이 ''을 붙이자면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이 맞을 겁니다.

(희귀병이나 희소병이나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의사나 연구자 처지에서,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을 꼭 다뤄보고 싶은데, 그런 환자가 없어서 치료할 기회가 없었다면,

그럴 경우에 '희귀'라는 말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치료방법을 찾지못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어린아이에게 '희귀병'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것 같습니다.

부모는 생명유지장치를 써서 아이를 살려두고 싶은데,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서 연명장치를 떼라는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병원.

그런 아픔을 지닌 아이에게 희귀병을 쓰면 안 된다고 봅니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을 이겨내고 활짝 웃는 아이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성제훈 기자 jhsung@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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