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자들의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곤 했습니다. 봉숭아 꽃잎과 이파리를
짓이겨 백반을 넣고 손톱에 묶은 뒤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예쁘게 물들어
있었지요. 지금도 시골에 가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아들이 어렸을 적
시골에 갔을 때 아내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주니 자기도 들여달라고 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봉숭아를 어떤 사람은 봉선화, 봉숭화라고도 말합니다. 무엇이
맞을까요?봉숭아의 본래 말은 봉선화(鳳仙花)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다 같이 쓰는 말입니다.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본래의 ‘봉선화’와 널리 쓰이는 ‘봉숭아’만을 표준말로 삼고 있습니다. ‘봉숭화’나 봉송아‘들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발목 부근에 안팎으로 둥글게 튀어나온 뼈를 보통 ’복숭아뼈‘ 또는 ’봉숭아뼈‘라고 말하는데 이는 ’복숭아뼈‘도 ’봉숭아뼈‘도 아닌 ’복사뼈‘가 맞습니다.
참고 : “나만 모르는 우리말”, 조경숙, 김슬옹, 김형배 공저 / 모멘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