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지리산의 한줄기인 연비산(鳶飛山)에서 서쪽으로 내려오는 완만한 언덕의 능선을 따라 성내마을 북쪽에 무리 지어 있는 40여 기의 봉토분(封土墳)으로, 이 가운데는 지름이 무려 20m가 넘는 대형 무덤 12기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1989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된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와 일부 백제계 횡혈식 석실분(굴식 돌방무덤)이 같이 확인되면서 가야와 백제 두 시대의 고분축조 방식이 다 나타난 바 있다. 특히, 32호분에서는 길이 7.3m의 대형 수혈식 석곽묘가 확인되었는데, 과거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나 나왔던 청동거울과 금동신발 조각 등 최고급 유물이 출토되어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 210여 점의 철기류와 110여 점의 토기류 등 유물도 다수 나왔다.
*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무덤 옆으로 통로를 내어 석실로 내부를 만든 구조
또한, 판축기법을 사용한 봉토 조성, 주구(周溝) 조성, 나무 기둥(목주, 木柱)을 이용한 석곽 축조 등으로 미루어 보아 당시 무덤 축조 기술이 우수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 주구(周溝): 흙 채취와 배수를 위해 무덤 주변에 두른 구덩이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가야와 백제의 고분 축조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고, 발견된 유물도 현지세력은 물론, 백제와 가야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나와 5~6세기 남원 운봉고원 지역의 고대 역사와 문화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점이 인정되어 사적으로 지정되게 되었다.




이번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의 사적 지정은 호남지역에서 가야유적으로는 첫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사례로,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의 마중물인 동시에, 앞으로 영남지역에 비해 저조했던 호남지역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조사‧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