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병'을 말하는 일본말 '뗑깡'을 꼭 써야 했나?

2019.06.03 11:06:33

공당의 원내대표, 말 하나하나 가려서 써야한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일수록 순화된 언어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거친 말들은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1일 저녁, 한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국회를 파탄 내놓고는 아직도 '잘못한 것 없다'고 뗑깡(땡깡)을 쓰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빠루(쇠지렛대)”라는 일본말을 써서 구설수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뗑깡’이란 일본말로 시청자들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뗑깡은 간질을 뜻하는 “전간(癲癇,てんかん, tenkan)”의 일본말이다. 아마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억지부리다’, ‘생떼부리다, .막무가내다.와 같은 말을 하려고 이 말을 쓴 것 같으나 공당의 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

 

뗑깡(전간)에 대해 1926년 11월 18일치 동아일보에서는 질알병(지랄병)이라고 쓰고 있다. 내용도 무시무시하다. 장단군에 사는 한 남자가 간질(지랄병)에 여자아이 국부(局部)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웃집 여자아이가 죽어 장사 지내자 몰래 무덤을 파내 국부를 도려 아들에게 먹인 사건이다. 이처럼 당시에도 지랄병(전간,  뗑깡)은 잘 낫지 않는 병이라 흉흉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서로 상대를 물고 뜯는 현 상황도 곱지 않지만 공당 대표의 입에서 ‘지랄병(간질)’을 뜻하는 ‘뗑깡(전간, 癲癇,てんかん, tenkan)’이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다. 같은 말이라도 순화된 우리말을 골라 써서 품위를 높일 수는 없는 것일까?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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