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 막바지, 전투에 참가하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을 따르지 않았던
다이와군산의 성주 쓰츠이 준케는 엄한 문책이 두려워 조선에서 건너간 막사발 하나를
바치고 용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름없는 도공이 만들어 일상생활에서 막
쓰던 막사발을 일본인들은 이도다완(찻사발)이라고 하며, 이렇게 집착과 숭배를 합니다.
조선의 가난뱅이 백성들이 쓰던 이 막사발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미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꾸밈이 없는 것, 사심이 없는 것, 솔직한 것, 자연스런 것, 뽐내지 않는 것, 그것이 어여쁘 않고, 무엇이 어여쁠까?”라고 말했습니다. 이 막사발이 나올 수 있었던 까닭은 덤벙덤벙 허둥대서 만든 것 같으면서도 완벽한 이름없는 도공의 무아지경의 경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 보면 우리 겨레의 문화유산은 하찮게 여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참고 : “우리문화 유산으로 본 한국인의 기질”, 박상하, 도서출판 한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