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를 극복하는 음식

2021.01.10 11:12:04

굴 등 어패류와 생선류, 겨울 제철음식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70]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사계절의 변화는 인간을 부지런하게 하지만 한편으로 너무 심한 추위와 더위는 삶을 힘들게 한다. 지난여름 긴긴 장마와 코로나로 우리의 삶을 우울한 지경까지 끌고 갔는데, 이제 올해는 지독한 추위로 심신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러한 추위에 당장 따뜻한 옷과 훈훈한 난방이 떠오르지만, 추위를 이겨내는 힘, 건강한 체력이 간절하다.

 

일반적으로 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식으로 동지의 팥죽, 정월 보름의 부럼 등이 떠오르지만 이렇게 심한 추위에는 다른 음식이 떠오른다. 가볍게 생각나는 음식은 어묵 국물과 군밤과 군고구마. 얼큰한 생선 매운탕과 짬뽕 정도가 있다.

 

흔히 제철 음식, 제철 과일이 있다. 일반적으로 산과 들의 결실은 가을에 이루어지므로 과일과 열매, 씨앗등 가을에 영글어 수확하는 것들로서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곡류와 견과류, 이를 섭취하는 동물들을 가을의 제철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겨울의 음식은 어떤 것일까? 겨울의 산과 들은 추위와 눈으로 강은 얼음으로 식물이나 생물이 견디기 열악한 환경이라 겨울의 산물은 거의 없다. 그저 생각나는 것으로 빙어 정도가 있다. 이와는 다르게 바다의 환경은 육지보다 딱 한 계절 느리다. 그러므로 겨울철 바다는 육지의 가을과 비슷한 환경 생태계를 이루기 때문에 겨울철에 나는 모든 어패류는 이때가 가장 무르익고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따라서 겨울철에 먹는 바다 산물로서 굴을 비롯한 어패류와 방어회로 대표되는 모든 생선을 겨울의 제철음식이라 말할 수 있다. 아울러 선조들 지혜의 산물로서 봄을 준비하는 겨울음식으로 정월 대보름의 부럼 등의 의미를 살펴보고 겨울에 한해의 건강을 비축할 수 있는 음식을 알아보기로 한다.

 

동태탕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끈한 국물요리가 자연스레 생각난다. 아련하게 포장마차의 어묵 국물도 떠오르고 얼큰한 동태탕도 떠오른다. 강과 호수에서 나는 어류는 가을철이 가장 맛과 영양이 풍부하여 추어(鰍魚)탕으로 대표되는 가을음식이다. 그런데 바다의 생선은 겨울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겨울의 제철음식이 된다.

 

이러한 생선 가운데 좀 더 추운지역에서 자라고 많이 잡혔던 명태가 대중에게 많이 파고들었고 깊은 곳에서 자라는 대구가 고급어종으로 대접을 받았다.

 

겨울이 성어기인 명태를 우리나라 특유의 얼려서 말리는 가공법(동건법)으로 저장할 수 있게 하여 대량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가공법으로 인해 명태를 대량어획 해도 좋게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생선이 되었다.

 

 

아울러 명태의 어란은 일찍부터 명란(明卵)으로, 명태의 창자는 창난젓으로 가공하여 소비하였고, 간장은 어유(魚油)를 만들었다. 이처럼 명태는 버릴 것 없이 모두 이용되는 중요 물고기며 한때 생태로 유통되어 맑고 시선한 생태탕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동해안에 생태로 잡히는 명태가 없고 냉동으로 유통되는 동태로 매운탕을 끓여서 겨울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겨울철 대표음식이 되었다.

 

명태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몸과 마음이 허약하고 피로한 것을 보하여 몸에 유익하다고 하였으며 명태에는 단백질과 칼슘, 인, 비타민 A 등과 메티오닌(황을 함유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하나)과 나이아신(물에 녹는 비타민 B의 복합체)이 많이 들어있어 무와 함께 매운탕으로 조리하면 맛도 시원하고 소화도 잘된다.

 

 

굴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인데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다.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 라고 불릴 만큼 어패류 가운데 영양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식으로 비타민과 철분ㆍ동ㆍ망간ㆍ요오드ㆍ인ㆍ칼슘 등 무기질이 많은 산성음식이다.

 

한방에서는 땀을 흘리지 않게 하고 신경쇠약 및 뇌일혈과 불면증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민간에서 굴 껍데기는 간장 및 장 질환과 두통에 좋아 가루로 내어 달여 먹으면 특효가 있다고 알려저 있다.

 

굴은 살이 부드럽고 상하기 쉬운 식품이기 때문에 신선할 때 날것으로 먹어야 독특한 향기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싱싱한 굴에다 레몬즙을 짜 넣으면 맛도 좋고, 산성식품인 굴에 알칼리성 식료품인 레몬이 궁합을 잘 이룬다.

 

싱싱한 굴은 몸집이 오돌오돌하고 통통한 것이 좋고, 유백색이고 미끈미끈 광택이 나며 손가락으로 눌러보아 탄력이 있고 바로 오그라드는 느낌이 오는 것과 들었을 때 묵직하며 가장자리는 검은빛이 선명할수록 좋다. 굴은 자연산 굴이 양식 굴보다 알이 작은 대신 맛이 더 좋으며 해안가 몇몇 곳에서 자연산 굴을 젓갈로 담가 파는 것이 있는데 이를 사면 자연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홍합

 

홍합은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가 성수기인데 탕국은 물론 홍합의 속살을 데쳐 홍합백숙을 쑤거나, 쇠고기와 함께 양념간장에 조려 홍합장아찌를 만들기도 하고, 마른 홍합을 불려 푹 삶은 다음 간장ㆍ설탕ㆍ기름을 넣고 볶아 홍합초로 먹어도 좋다. 어패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으로 그 맛과 영양 시원한 이미지가 하늘에서도 찾을만한 음식으로 생각된다.

 

홍합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ㆍ베타민ㆍ아미노산ㆍ핵산류와 호박산인데 이 국물은 소화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대단히 좋다.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적은 홍합은 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설사를 자주 하거나 냉 대하로 질 입구가 헐어 버리거나 하복부에 응어리가 뭉치면서 복부에 냉기가 심해지고 뻣뻣하게 굳는 증상에 홍합을 석 달 이상 거르지 않고 먹으면 효과적이다.

 

호두

 

음력 정월 보름에 부럼으로 먹는 호두. 우리 몸의 두뇌를 닮은 호두는 아이들의 두뇌를 명석하게 해주는 건뇌(建腦)음식이자 어른들에게는 자양강장에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호두는 맛이 달고 성질은 따뜻한 음식으로 성분을 살펴보면 지방이 약 60% 정도로 가장 많고, 단백질ㆍ탄수화물ㆍ수분ㆍ회분ㆍ칼슘ㆍ인ㆍ철 등이 골고루 들어있다. 따라서 한겨울 추위에 시달린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특히 호두에 들어있는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다. 육류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이 심장병ㆍ고혈압ㆍ동맥경화증ㆍ비만 등을 유발하기 쉬운 데 반해, 호두의 지방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의 부착을 억제하여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게 한다. 또 호두의 불포화지방산 가운데 리놀산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어 고혈압 예방에 좋다.

 

어른은 매일 호두 3개씩을 먹으면 1일 필요한 지방을 충분히 공급받는데 꾸준히 먹으면 겨울철 동상예방과 추위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밖에 호두는 세포와 세포막을 건강하게 해주기 때문에 피부와 머리카락을 윤택하게 하고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다.

 

한편 호두는 콩팥(신장)의 기능을 강화해 이뇨작용에 도움이 되며 요통ㆍ관절통ㆍ아이의 경기ㆍ변비 치료에 두드러진 효과가 있다. 또 중병을 앓고 난 환자는 호두를 먹으면 건강 회복이 빠르고 불면증ㆍ신경쇠약이 치료되며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이 왕성해진다.

 

무엇보다 호두는 감기나 천식으로 오는 기침에 좋은데, 주의할 점은 설사하거나 묽은 변을 볼 때, 복통ㆍ이질ㆍ만성 소화불량증이 있을 때, 열이 나면서 가래가 끓거나 피가 섞인 가래를 뱉는 기침 등에는 삼가야 한다. 또 많이 먹으면 소화 기능에 장애를 주므로 아이들은 간식으로 먹거나 호두죽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고, 호두의 껍데기는 변을 굳게 하므로 변비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한다.

 

 

한약 이름으로 잣은 해송자(海松子)라고 불리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아 향긋한 향이 있다. 잣은 비타민 B군과 풍부한 양질의 단백질ㆍ지방ㆍ철분ㆍ인 등 영양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고, 열량도 매우 높아 자양강장제로 흔히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병을 앓고 있거나 회복기의 환자들이 죽을 쑤어 식사대용으로 많이 먹는다.

 

그런데 잣죽은 허약한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으며 피부가 건조하거나, 몸이 차면서 마른기침을 보이거나, 건조해서 생기는 습관성 변비 등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사실 잣은 잘 낫지 않는 아이들의 기침, 오래 가는 노인성 기침과 건조해서 생기는 변비에 약효가 있다. 또 지방유가 있어 관절이나 신경통 환자에게 친근한 음식 겸 약이 되고 모든 허약증에 요긴한 강장제 구실을 겸하기도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산전ㆍ산후병에 해송자로 죽을 쑤어 마셨으며, 잣과 호두와 찹쌀을 같은 양으로 갈아 죽을 쑤어 마시면 웬만한 기침에는 좋고, 돌 지난 아이가 변비가 심할 때는 잣을 찧은 것에 꿀을 섞어 식후마다 한 숟가락씩 먹이면 좋다. 이 밖에 잣은 고소해서 그냥 먹거나 음식 고명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인이 많고 칼슘이 적은 산성 음식이므로 해초나 우유 같은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과일은 가을에 영글어 수확을 하나 귤은 겨울철에 영글어 수확한다. 그러므로 귤은 겨울철 대표 과일로서 비타민 C가 가장 풍부하고 단백질과 지질은 거의 없는 대신 칼륨ㆍ인ㆍ칼슘이 많은 알칼리성 음식이다. 비타민 C는 잇몸이나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추위에 견딜 수 있게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므로 겨울에 더 필요한 영양소이다. 아울러 귤은 저온에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고 영양소의 잔류율도 높아 겨울에 아이들 감기 예방 음식으로 먹기에 좋다.

 

 

귤의 독특한 맛을 내는 성분은 당분ㆍ유기산ㆍ아미노산ㆍ무기질ㆍ비타민 등으로 특히 당분과 구연산이 그 맛을 좌우한다.

 

구연산은 체내에서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내장운동을 부드럽게 하며 피로회복이나 스태미나 증진에 효과를 발휘한다. 또 귤 속에 들어있는 헤스피리딘이라는 성분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고 폐출혈ㆍ동상ㆍ치질을 치료하는 약리작용이 있다.

 

한방에서는 진피나 청피 라 해서 약재로 널리 사용해왔는데 진피는 익은 열매껍질을 말렸을 때, 청피는 귤 열매가 익기 전에 따서 말린 것을 말한다. 말린 귤껍질은 특히 약효가 좋아 감기ㆍ설사ㆍ두통ㆍ소화제로 쓰이는데 민간에서도 손쉽게 활용 가능하여 10g의 말린 귤껍질을 물 400㎖에 약하게 끓여 하루 2~3회 마시면 좋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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