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열흘 앞두고 활짝 핀 얼음새꽃

2021.01.27 22:21:23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2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매화보다도 더 일찍 눈을 뚫고 꽃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얼음새꽃이 있습니다. 얼음새꽃은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며 숲속 습기가 많은 그늘에서도 자라는 꽃으로 키는 보통 10~30cm입니다.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둥그렇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하여 눈색이꽃이라고도 하는데 보통은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여 한자말 복수초(福壽草)로 알려졌습니다.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 하여 설련화(雪蓮花), 꽃이 황금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하며 눈송이꽃이라고도 불리는 등 이름도 참 여러 가지입니다.

 

 

“모진 겨울의 껍질을 뚫고 나온 / 핏기 어린 꽃의 날갯짓을 봐 / 햇살 한 모금에 터지는 신(神)의 웃음을 / (중략) 모두들 봄이 아니라 할 때 / 어둠 속 깨어나지 않는 벽을 넘어 / 나긋나긋 세상을 흔들고 있구나 / 낙엽더미의 굳은 목청을 풀어 / 마른 뼈들 살아 굼틀하는 소리 / 산을 들어 올리는 저 생기를 봐.”

 

한현수 시인은 얼음새꽃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모두들 봄이 아니라 할 때 나긋나긋 세상을 흔들며 꽃피는 얼음새꽃에는 산을 들어 올리는 생기가 엿보입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입춘(立春, 2월 3일)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23일 홍릉시험림 내에 얼음새꽃이 황금빛 꽃잎을 피웠다고 알렸습니다. 아직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하고 있지만 얼음새꽃은 그 추위를 밀어내고 있습니다. 어서 봄이 왔다고 얼음새 꽃이 그 작은 몸짓을 더 살랑살랑 흔들어 주고 있지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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