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가야금 합주단 공연장에 갔더니 느닷없이 비보이가 출연합니다. 그러자
공연장은 온통 젊은이들의 환호성에 묻혀버립니다. 가야금 소리를 들으러 갔던 많은
사람은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가야금이 비보이의 열정적인 춤과 청중들의 환호에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이를 걱정한 사람들은 뜻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호흡이 맞지 않는 장르를 섞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우리는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론을 들어봅니다. 그가 볼 때
'법고'란 옛것을 본받는 것으로서 옛 자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
'창신'이란 옛것을 버리고 새로이 창조하는 것으로서 정상적인 법도를 벗어나기 쉬운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예 것을 본받으면서도 변화할 줄을 알고 새로이 창조하면서도
법을 지킬 줄 안다면, 곧 법고와 창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