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품, 꿋꿋함… 바르게 이어온 불후의 명곡 <정악>

2021.05.17 11:46:03

국립국악원 개원 70년 기려 정기공연 ‘정악, 천년의 결이 숨 쉬는 음악’
오는 5월 27일부터 3일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악 대표 악곡 뽑아 연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정악(正樂)을 전승하고 있는 유일한 국립 예술단체인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국립국악원 개원 70돌을 맞이해 정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인 ‘영산회상’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정기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고기석)은 오는 5월 27일(목)부터 29일(토)까지 정악단 정기공연 ‘정악, 천년의 결이 숨 쉬는 음악’을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예술감독 이상원)은 1,400여 년 전 신라의 음악 기관인 ‘음성서(音聲署)’부터 국립국악원까지 이어 온 한국 음악의 올곧은 전승의 의미를 담아, 풍류음악과 궁중음악을 아우르는 ‘정악(正樂)’의 대표 기악곡인 ‘영산회상’을 원형 그대로 선보임으로써 정악단의 정체성과 품격있는 정악의 멋을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국악 연주자라면 평생 연마하는 정악 기악곡의 경전 ‘영산회상’

3일 동안 정악단 명인들이 선사하는 ‘영산회상’으로 전통의 숨결 나눈다!

 

정악 기악곡의 대표 악곡인 ‘영산회상(靈山會上)’은 본래 불교에 바탕을 둔 노래곡이었으나 유교 사회인 조선왕조에 이르러 불교적 색채는 약화하고 노래곡은 기악으로 변화해 정악의 대표적인 악곡이 된 작품이다.

 

 

 

 

영산회상은 기본적으로 속도와 장단이 각기 다른 아홉 개의 작은 곡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삼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산회상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합주의 형태에 따라 거문고가 중심이 되는 ‘현악영산회상’과 향피리를 중심으로 하는 ‘관악영산회상’, 현악영산회상의 기본 음역을 4도 낮게 이조(移調)한 ‘평조회상’으로 나뉜다.

 

기품있는 ‘평조회상’, 풍류미 가득한 ‘영산회상’, 꿋꿋함 넘치는 ‘관악영산회상’

‘대취타’, ‘수제천’, ‘가곡’ 등 정악의 대표 악곡 뽑아 선보여

 

이번 공연에서는 이러한 ‘영산회상’의 세 가지 유형을 3일에 걸쳐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첫 공연일인 27일(목)에는 대규모 합주 편성으로 연주하는 ‘평조회상’을 먼저 선보인다. 원곡에 비해 낮음 음역으로 옮긴 ‘평조회상’은 중후하고도 평화로운 느낌이 강조돼 화려하면서도 웅장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멋을 더욱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 이날은 특별히 퇴직한 정악단의 원로 단원들도 함께한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최충웅, 김중섭 명인을 비롯해 전임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김관희, 유연숙, 이영 명인 등이 평조회상 연주에 함께한다.

 

공연의 둘째 날에는 현악으로 연주되는 ‘영산회상’이 소개된다. 묵직한 울림의 거문고 독주로 시작하는 ‘영산회상’은 느린 속도의 연주로 음과 음 사이의 공간에 여운을 둬 여백의 미와 풍류의 멋이 멋스럽게 전해지는 곡이다.

 

마지막 날에는 음량이 풍부한 향피리가 주선율을 이루는 ‘관악영산회상’이 특유의 활달하고 씩씩한 느낌을 전한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장단과 곡의 절정으로 닿을수록 내뻗는 호쾌한 악기들의 합주는 장대한 멋을 뽐낸다. 아울러 이날은 ‘영산회상’의 악장 순서에 변화를 주고 색다른 계통의 곡을 붙여 재미있는 음악성을 표현한 ‘별곡’도 선보여 영산회상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악을 대표하는 악곡인 ‘대취타’(27일)와 ‘보허자ㆍ낙양춘(27일)’, ‘수제천’(28일), ‘가곡(언락, 우락ㆍ태평가)(28일)’도 함께 선보여 정악의 단아하면서도 유장함이 느껴지는 다채로운 매력을 전한다. 특별히 27일(목) 보허자ㆍ낙양춘 연주에는 정악단에 재직했던 정재국, 이동규, 이정규, 문현, 이준아 명인이 함께한다.

 

 

 

아울러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인화 국악연구실장도 공연 해설로 참여한다. 국립국악원이 개원한 뒤 70년 가운데 정악단의 역사를 조망하는 영상도 제작해 공연 중 상영하고, 코엑스 외벽의 대형 엘이디(LED) 전광판에 ‘당산나무’ 작품을 선보여 잘 알려진 장수호 영상감독이 무대 영상을 맡아 품격있는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높일 예정이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정기공연을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상원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개원 이후 오롯이 정악을 전승하고 있는 전ㆍ현직 단원들이 함께 연주하는 전무후무한 무대로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전통성과 정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정기공연 ‘정악, 천년의 결이 숨쉬는 음악’은 오는 5월 27일(목)부터 29일(토)까지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저녁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A석 3만 원, B석 2만 원 (문의 02-580-3300)

 

 

 

 

정석현 기자 asadal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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