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 임금과 명안공주, 한글편지 주고받아

2021.06.15 21:58:45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2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새집에 가서 잠이나 잘 잤느냐. 병풍을 보내니 몸조리 잘하고 밥에 나물을 넣어 먹어라. 섭섭 무료하기 가이없어 하노라.” 이는 조선 제18대 현종 임금이 사랑하는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 편지입니다. 현종에게는 외아들 숙종과 명선, 명혜, 명안의 세 공주가 있었는데 두 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는 유달리 막내 명안공주를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현종뿐만이 아니라 어머니 명성왕후와 오라버니 숙종도 명안공주를 몹시 아꼈으며 이들이 주고받은 한글편지에서 그 오붓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몹시 슬프고 애통스러워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예장(禮葬) 이외에 비단과 쌀ㆍ무명 등의 물건을 숙정공주의 예대로 시급하게 마련하여 실어 보내고, 갖가지 상사(喪事)에 쓰는 것을 각사(各司)의 관원들이 몸소 친히 진배(進排)하여 미진하게 되는 폐단이 없게 하라.”

 

이는 《숙종실록》 13년(1687) 기록으로 오라버니 숙종은 명안공주가 23살의 나이로 죽자 소복 차림으로 식음을 전폐했을 만큼 슬퍼하였습니다. 이들 가족 곧, 명안공주가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 오라버니 숙종과 주고받은 한글편지 그리고 각종 어필첩과 판본, 명안공주 남편인 오태주 일가의 글씨를 모은 유묵첩 등 유물 45점은 보물 제1220호로 지정되어 있지요. 조선시대 왕실은 이렇게 한문이 아니라 한글편지로 서로 소통했습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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