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더위가 더욱 심하온데 형체 어떠하오시니잇가. 제(弟)는 서증(暑症)으로 앓고
지내옵다가 요사이야 적이 낫사오나 더위가 너무 괴롭사오이다. 마침 주효(酒肴, 술과
안주)가 있삽기 통(通)하오니 산수 좋은 곳에 가 탁족(濯足)이나 하오면 어떠하리잇가.”
위는 ‘언간독(諺簡牘)’이라는 조선시대 한글로 편지 쓰는 법이 제시된 책에 있는 내용입니다. 복날을 맞아 아우가 형에게 안부를 묻고, 술과 안주를 가지고 경치 좋은 곳에 가 탁족을 하자고 청합니다. 탁족은 언간독에도 있을 정도로 옛 사람들의 여름나기의 한 방법입니다. ‘탁족’은 언뜻 들으면 ‘발을 세탁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조선시대 점잖은 사대부들은 옷을 훌렁 벗지 못하고, 물에 발만 담그고 더위를 쫓았습니다. 여러분도 더운 여름날 혹시 탁족 한번 해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