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림병 퇴치 유래에서 기원한 '야부사메<마상활쏘기)'

2022.07.27 12:05:57

맛있는 일본이야기 <659>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지금 일본에서는 야부사메 <마상(馬上)활쏘기, 이하 ‘마상활쏘기’>가 한창이다. 야부사메(流鏑馬, 또는 鏑流馬)란 달리는 말 위에서 가부라야(鏑矢)라 불리는 활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일본의 전통적인 무술 기예라 할 수 있다.

 

때는 1728년, 이른바 에도시대(1603-1868)를 연 쇼군 도쿠가와 이에시게(德川家重) 집안의 후사(後嗣)가 천연두를 심하게 앓고 있었다. 이에 가문에서는 병의 치유를 기원하기 위해 아나하치만구(穴八幡宮) 북쪽의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 지금의 도쿄 신주쿠)에서 모여 야부사메를 거행하였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천연두가 나았고 가문에서는 병을 낫게 해준 신에게 재앙 퇴치 및 후사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야부사메를 거행했다. 이러한 모습은 아나하치만구에 소장된 그림 <야부사메에마키流鏑馬絵巻>에서도 살필 수 있다.

 

 

마상활쏘기(야부사메) 뿐만이 아니다. 현대 일본 사회에서 행해지는 각종 마츠리(祭)의 기원도 따지고 보면 전염병이나 각종 질병 퇴치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토의의 대표적인 기온마츠리도 그러하다. 기온마츠리 유래는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하자 돌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고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고자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제사를 지낸 것이 시초다.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돌림병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고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마츠리로 자리잡고 있다.

 

 

7월 26일 <기이민보(紀伊民報)>는 “와카야마현 타나베시 토요(和歌山県 田辺市 東陽)에서 세계유산인 토케이신사(鬪雞神社)의 ‘타나베 축제’ 말미에 야부사메 <마상(馬上)활쏘기> 가 있었다. 여자아이 2명을 포함한 3명의 아동이, 말 위에서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라고 보도했다.

 

오늘날 일본 곳곳에서 행해지는 마상활쏘기(야부사메)는 사실 그 기원을 따지면 헤이안시대(794-1185)로 올라간다. 서기 896년, 우다왕(宇多天皇)이 미나모토노 요시아리(源能有)에게 명하여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주우기(中右記)》 (1096년)에도 기록이 보이며 가마쿠라시대의 기록인 《아즈마카가미(吾妻鏡)》에도 보인다. 이후 꾸준히 지속되던 마상활쏘기(야부사메)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으로 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여파 등으로 단절되기도 했지만 패전 뒤에 부활하여 오늘날에는 신사(神社)의 주요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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