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뇌물성 돈봉투를 ‘촌지(寸志)’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촌지’는 ‘마음속에 지닌
자그마한 뜻’이기에 맞는 말이 아닙니다. 대신 ‘은밀한 목적을 위해 남몰래 꾹 찔러주는
돈’이란 뜻의 토박이말 ‘꾹돈’이라고 쓰면 좋을 것입니다. 학부모가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또 납품업자가 구매담당자에게 수표 넣은 봉투를 준다면 이는 분명히 ‘촌지’가 아닌
‘꾹돈’이 맞을 것입니다.돈 가운데는 ‘젓가락돈’도 있습니다. ‘젓가락돈’은 옛날 기생들이 놀음차(화대:花代)로 받던 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양반들이 기생에게 놀음차를 줄 때 돈을 젓가락으로 집어 주었다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역시 놀음차를 주던 양반들도 돈을 더러운 것으로 여겼는가 봅니다. 요즘은 돈을 젓가락으로 주지는 않지만 ‘팁(tip)’이란 걸 주기도 합니다. ‘팁’은 영어입니다. 그래서 ‘팁’ 대신에 우리말 ‘젓가락돈’이라고 부르면 좋겠습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