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야마현 조선인 강제노동현장

  • 등록 2025.07.20 11: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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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베3댐의 조선인강제노동현장을 찾아서 <1>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조선인이 참혹하게 죽어간 구로베가 또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제목의 글 5편은 지난해(2024년 12월 2일부터 29일까지) 류리수 박사가 쓴 글이다. 당시 이 글을 싣게 된 상황은 악명높은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군함도>와 <사도광산>을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다는 보도가 연이어 소개되고 있을 때였다. 당시 5편의 글은 “1. 사도광산에 이어 세계문화유산 등재 또 추진 중인 ‘구로베댐’ 2. 암반온도가 200도, 터널공사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3. 고열 터널 속, 조선인들의 뼈와 살을 갈아 넣다 4. 다이너마이트와 눈사태로 온몸이 찢겨 산화된 조선인 5.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지워나간 일본” 순이었다. 류리수 박사는 이 5편의 글 연재후, 곧바로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구로베댐이 있는 도야마(富山)지역을 다녀왔다. 그 생생한 기록을 5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말>

 

 

구로베(黑部) 3댐의 조선인 강제노동현장을 찾아서 

 

나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 도야마(富山県)에 있는 구로베3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나가노현(長野県)에서 전시(戰時)의 전력을 위한 수력발전소 공사를 하던 중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과 함께 일하다가 부상당했던 것이 그 인연의 시작이다. 나는 기소후쿠시마(木曾福島)의 온다케산(御岳山)에서 어떤 공사가 있었는지 알고 싶었지만, 중국인 강제 동원 노동자에 관한 자료만 남아있을 뿐 조선인에 대한 기록은 전무에 가까운 상태였다. 어떤 노동환경이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노동을 했는지 조사하던 중, 산맥 너머 ‘구로베(黑部)댐’ 공사에 관한 영화가 있다는 관광안내문을 발견했다. 우선 구로베댐을 통해서 수력발전소 공사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접근해보기로 했다.

 

 

구로베댐(구로4댐 1956~1963)은 구로베 협곡의 깊은 산속 표고 1,454m에서 연 1천명이 작업한 높이 186m, 인가출력 337,000kW의 일본 가장 큰 규모의 댐이다. 수력발전소는 낙차를 크게 하기 위해서 터널을 파나갔는데, 도중에 파쇄대를 만나서 산사태를 겪기도 하고 대량의 물이 분출해서 터널을 덮치기도 했다. 이렇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터널공사를 많은 노력 끝에 완공할 수 있었다. 이런 인간과 대자연의 싸움을 영화 『구로베의 태양(黒部の太陽)』에서 당시 초인기 영화배우 이시하라 유지로(石原裕次郎)가 감동적으로 연기해서 구로베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구로베댐(구로4댐)은 그 이전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구로3댐(1936~1940)이 있었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다. 역사소설가 요시무라 아키라(吉村昭)는 내가 관심 갖게 된 구로3댐을 소재로 한 소설 『고열터널(高熱隧道)』에서, ‘혹독한 자연의 한계를 이겨낸 인간의 의지’를 그리고 있다.

 

그 제목처럼, 터널의 암벽 온도가 160~180도(200도라는 기록도 있지만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로 뜨거워서 인간이 들어서기조차 어려운 환경이었다. 물론 그 공사의 위험한 부분은 조선인이 했다는 증언들이 많다. 하지만 당시의 신문 기사 외에는 조선인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현지를 답사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본 시민 연구가의 『구로3댐과 조선인 노동자』라는 책을 유일한 길잡이로 삼고 용기 내어 구로베가 있는 도야마(富山)행을 시도했다. 

 

 

 <2로 이어짐>

 

 

류리수 기자 ristin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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