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시사 합작시 39. 산과 물의 풍경

  • 등록 2025.09.13 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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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산과 물의 풍경

 

 

     산수의 풍경이 좋다고 한들 (돌)

     심사가 틀리면 말짱 도루묵 (빛)

     자연은 호불호, 선악이 없네 (심)

     마음 맑아야 풍경이 비치고 (달)

                            ... 25.9.13. 불한시사 합작시

 

 

 

 

셋째 구의 "자연은 호불호(好不好), 선악이 없네"에서 왕양명의 사구교(四句敎) 가운데 첫번째 구가 생각난다. "무선무악성지체(無善無惡性之體)," 곧 착함도 악함도 없는 것이 본성의 본체(本體)라는 뜻으로 인간 자체도 자연체(自然體)이니, 자연성 역시 호불호가 없는 무선무악이라 할 것이다.

 

양명의 이 구절은 혜능(惠能)의 게송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결구의 마음이 맑아야 풍경이 비친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거울이 밝으면 풍경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이 그대로 조응(照應)한다는 뜻이리라. 필자의 발구(發句)는 "산수풍경운호운, 수심선행불여야(山水風景云好云 修心善行不如也)"의 첫 구절에서 옮겨 왔다.(라석)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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