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광복군이다》 그림책 나와

  • 등록 2026.01.31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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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광복군이다》 문영숙 글, 정인성·천복주 그림, 한울림어린이 출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941년 9월 30일 정말 속상한 날이다. ‘중국에 빌어먹는 왕궈누 주제에.’ 평소에도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첸이 말했다. 왕궈누는 '망한 나라의 노예'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았어! 정부도 있다고!" 나는 발끈해서 소리쳤다. "그럼 왜 중국에 얹혀 사냐? 당장 너네 나라로 돌아가!" 그 순간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나에겐 당장 돌아갈 나라가 없다. 서럽고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 《나는 한국광복군이다》 (1941년 9월 30일) 가운데-

 

망국노(망한 나라의 노예)!

이 말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남의 나라 중국땅에서 ‘나라를 되찾고자 불굴의 의지로 뛰었던 선열’들의 자녀들이 중국인들에게 들었던 뼈아픈 말 가운데 가장 가슴 아픈 말이라고 들었다.

 

어제(30일), 《나는 한국광복군이다》를 지은 문영숙(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 문영숙 이사장) 선생을 만나 이 책을 선물로 받았다. 어린이를 위한 ‘한울림어린이’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은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책 가운데 12번째 책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니 만치 책 두께가 얇으면서도 ‘한국 광복군’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나라 잃은 어린이의 처지에서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간결하면서도 이해력을 높인 내용이 주목된다.

 

‘희영, 희옥 누나, 오랜만에 누나들을 만났다. 광복진선청념공작대에서 활동했던 누나들은 지난해 광복군에 편입되었다.’ - 《나는 한국광복군이다》 (1942년 3월 28일) 가운데-

 

책 주인공 ‘금동’이가 만났던 희영(오희영, 1924-1969, 1990 애족장)과 희옥(오희옥, 1926-2024, 1990 애족장)은 광복군에서 활약한 실존 인물이다. 여자광복군으로 활약한 이 두분의 실제 주인공을 등장시킨 것이 기자에게는 인상적이었다. 특히 희영의 동생 희옥(오희옥) 지사를 생존에 가깝게 모셔왔던 기자에게는 더욱더 정감이 간다.

 

 

책 표지 바로 다음 장에 그려 넣은 ‘1932년 ~194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만리 여정’ 그림에 나와 있는 상하이- 항저우 - 전장 - 난징 - 우한 - 창사 - 광저우 - 류저우 - 구이양 - 치장 - 충칭을 빠짐없이 답사한 기자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감회가 새로웠다. 임시정부가 상하이를 출발하여 충칭에서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8년 동안 무려 2500킬로미터의 답사 때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충칭에서 가까웠던 ‘토교촌’에 옹기종기 모여살던 임시정부 가족들, 그 가운데서도 어린 자녀들은 가장인 아버지가 독립투쟁을 위해 떠나버려 어머니와 배고픈 삶을 살아내야했던 모습이 정갈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은 몇 년 사이에 계속 이사를 해야했다. 길에서 먹고 자거나 폭격을 맞아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다.’ - 《나는 한국광복군이다》(1940년 8월 25일)-

 

오희옥 지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는 듯해 어린이를 둔 부모와 함께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일제에 강제로 빼앗긴 나라, 그러나 선열들은 좌절하지 않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한 고난의 과정을 복잡하지 않게 간결한 글과 그림으로 엮어 펴낸 《나는 한국광복군이다》는 어린이를 위한 또 하나의 독립의 역사책이 될것으로 믿는다. 다만 어린이 책이라서 그런지 쪽수(페이지)가 표시 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요새 어린이 책의 경향이 그런 것인지( 이 책은 8세 이상이 독자라는 표기가 있음), 아니면 이 책이 각 쪽마다 일기 식(1940년 8월 25일)으로 표현되어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또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책 표지 다음 장의 그림 도표 제목 부분이다. 여기에는  ‘1932년 ~194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만리 여정’ 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남의 나라땅 중국에서 8년간 2500킬로의 거리를 피난살이 해야했던 것은 단순한 '여정(旅程,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 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피의 험난한 노정(路程)이며 어린이들이 망국노라는 중국인들의 놀림을 견뎌내야했던 처절한 절규이자 선열들의 가슴아픈 독립의지의 노정이었으므로 '만리 여정' 대신 '피난 노정'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한국광복군이다》 문영숙 글, 정인성ㆍ천복주 그림, 한울림어린이 출판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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