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들려오는 기별에 청년과 일 이야기, 미래 준비 이야기들이 자주 나옵니다. 어떤 정책이 새로 생긴다는 말, 어디에 투자하겠다는 말이 이어집니다. 더불어 '기회'를 넓히겠다는 말도 되풀이해 나오고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이야기, 도약을 돕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기별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에서 이런 물음이 따라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발을 딛고 있는가, 그리고 다음 발은 어디에 놓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이럴 때 떠올려 보면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디딤돌’입니다.
말집, 사전에서 말하는 디딤돌
디딤돌 [이름씨(명사)]
1.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
2. 마루 아래 같은 데에 놓아서 디디고 오르내릴 수 있게 한 돌.
3.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이를 앞의 기별들과 엮어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을 딛고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딤돌은 높지 않습니다. 한눈에 목표로 삼을 만큼 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돌 하나가 없으면 건너갈 수 없는 자리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디딤돌은 단번에 올라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걸음을 내딛기 위해 잠시 발을 얹는 자리입니다. 앞으로 가기 위한 힘을 모으는 곳이자, 미끄러지지 않게 몸을 고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디딤돌이라는 말에는 성취보다 과정이 먼저 담겨 있고, 결과보다 순서가 먼저 담겨 있습니다. 넘어지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약속에 가깝습니다. 기회를 말할 때 우리는 종종 끝을 먼저 그립니다.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얼마나 빨리 그곳에 닿아야 하는지에 마음이 쏠립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더 절실한 것은 가서 닿을 자리가 아니라 지금 발을 딛고 설 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실패한 뒤에도 한 걸음을 더 내디딜 수 있는지, 흔들릴 때 발을 올려둘 낮은 돌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 이 조건이 갖춰질 때 기회는 말에 그치지 않고 비로소 디딤돌이 됩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우리 삶을 돌아보면 우리는 저마다의 디딤돌 위를 건너왔는지도 모릅니다. 큰 결심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 할 일을 마친 것,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한 것, 혹은 잠시 쉬었다가 마음을 추스른 것 역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한 발을 다시 옮길 수 있었다면 그 돌은 제 몫을 다한 셈입니다.
오늘, 여러분 삶의 디딤돌은 무엇이었나요? 짧은 말로 댓글을 남기거나, 발을 잠시 올려두었던 자리 하나를 사진으로 남겨 공유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크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시 걸을 수 있게 또는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 준 자리라면 그것으로 넉넉합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디딤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을 딛고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리.
▶ 보기: 사람을 위한 제도는 누군가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한 줄 생각]
디딤돌은 높이 오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시 걷기 위해 필요한 자리다.
